옛말에 좬언발에 오줌누기좭란 말이 있다.

닥쳐진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없이 그 순간만을 모면하려다 문제가 더 악화됨을 시사하는 말이다.

요즈음 시국은 하루하루를 지내기 끔찍하게 연이어 일이 터지고 있다.

늘상 폭력으로 일관하던 정권의 하수인으로부터 강경대군이 죽임을 당하고 뒤이어 박승희양, 김영균군, 천세용군의 분신이 잇달았다.

우리는 이들을 「열사」라 칭한다.

항간에 어떤 이들은 『어린 91학번이 무얼안다고 무조건 죽으면 「열사」냐좭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에 대해 『이 땅의 참된 민주를 열망하며 그 과정에서 산화해가신 모든이들을 열사라 칭합니다좭라고 답한다.

이들이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등록금 싸움에 나선 백골단의 폭력때문에? 뒤이어 분신한 세학우는 젊은 혈기에 그에 대한 분개를 참지 못해서 였을까? 우리 시대의 죽음은 여기에서만 일어나는 것일까? 무관심 속에 가려진 우리 주변의 죽음들…. 없는 자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자본가의 이윤추구를 위해 독가스 마시며 직업병으로 숨진 원진레이온 노동자들, 농촌피폐화로 농약먹고 자살했던 농민, 대책없이 전재산을 철거당하고 비관자살한 노점상, 부모가 생계의 터전에 나간 사이 방치되어 불에 타 죽은 아이들…. 「열사」라 불리우는 이들의 죽음은 바로 이러한 민중의 이름없는 죽음들과 그 이름없는 죽음들을 배태할 수 밖에 없었던 사회구조적인 모순과 억압에 기인하는 게 아닐까.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은 뒤로 한 채 정권과 언론은 「폭력」이 어떻고 「시위문화」가 어쩌니 하면서 정치권력과 사회구조의 모순으로 야기된 책임을 전투경찰과 학생에게 돌리고 있음을 본다.

그야말로 『언발에 오줌누기좭식이다.

이런 꼴은 원진레이온을 비롯한 산업재해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수천만원을 들여 안전작업환경으로 개선하느니 차라리 벌금 몇백만원으로 때우겠다고 공공연히 배짱을 부리는 사업주가 태반이란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이윤추구에 묶여 자본이 지배하는 질서와 구조의 문제이지, 사업주 개인의 인간성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언발에 오줌누기좭식으로 일관하면서 근본문제를 외면, 아니 그것으로부터 이득을 챙기는 소수 정치권력과 가진자들에게 근본적인 원인해결을 해달라는 자체가 불가능한 것임을 우리는 안다.

열사의 분신은 바로 사회 구조적인 모순과 억압을 느끼면서도 그것에 굴복하는 우리들의 무기력과 나약함에 불을 지르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