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시내중심가를 활보하다보면 여기저기서 탐스럽게 굵은 먹음직스런 바나나가 눈길을 근다.

싼 값으로 풍요롭게 쏟아지는 바나나는 물론 수입농산물이다.

이제 수입자유화는 곧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얼른 눈에 띄는 것만도 비단 바나나뿐 아니라 통조림, 사탕, 필기구 등에서부터 주변을 돌아보면 놀라우리만큼 다양하다.

수입자유화가 진척되면서 미국, 일본, EC에 대한 무역수지가 큰폭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들어 2월까지의 경상수지 적자는 무려 27억 2천3백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절대액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수입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UR 협상에서의 미국의 의도가 그대로 관철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나타나는 무역수지 적자는 UR 파급효과의 사전포석에 불과하다.

그러나 UR에 대해 정부는 시종 종속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우뤼농업을 파탄으로 몰고 갈 농산물부문의 협상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란 무엇인가. 농업파탄을 순조롭게(?) 진행시킬 수 있는 「농어촌진흥공사」를 이용, 탈농화와 재벌의 농지침탈을 가속화할 뿐이다.

그 실전의 일환으로 지난 3일 정부는 농지소유상한제를 뜯어고쳐 농지거래에 있어 투기의 가능성을 조장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 유통, 금융, 건설, 보험, 항공, 해운, 교육 등에 걸친 서비스 부문의 개방에 대해서도 정부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해외인력수입에 관해선 오히려 정부관료가 앞장서서 개방을 추진하는 실정이다.

서비스 부문의 개방은 정보통신, 유통에 있어서 우리 경제의 흐름을 미국 등 선진자본국이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하며, 특히 금융부문의 침투는 국내통화, 환율의 교란을 일으키고 인플레를 야기시킬 것이다.

이와 같이 대외종속심화와 함께 광범위한 산업예비군을 창설시킬 UR이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자본주의 세계경제질서속에서의 제국주의의 억압과 국내독점자본의 결합의 산물 UR의 현실화는 곧 우리의 생존권을 죄어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민중생존구너을 압살하고, 재벌의 이득과 정치잇권에만 눈이 어두운 무능한 정부를 물리치고, 우리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침묵은 곧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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