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는 바람잘 날이 없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한없이 올라가는 물가지수는 추운날씨에 우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드는 걱정거리이다.

실질적인 예를 들자면 천원짜리 지폐한장 가지고는 우리들의 한께 식사를 해결하기도 어렵게 됐다.

『아이들 등록금도 껑충 올랐는데, 집주인이 방세를 안올려주면 나가라는데』부터 시작하여 『김치도 아껴먹어야지 무우·배추값도 4~5천원인데』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들의 어깨는 쳐지기 시작했다.

「물가」에 대한 공포가 서민들속에 뿌리깊게 내재한 가운데 이왕 물가가 오를대로 오르고 있으니 대세를 몰아 올해가지나기 전에 마저 올리겠다는 것인지 정부는 유가인상안이라는 또다른 카드를 내밀었다.

지난 25일 휘발유·등유 값 28%인상안과 더불어 다음달에는 지하철 요금·철도요금·상수도 요금등의 공공요금도 5~20%까지 오른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70년대 석유파동에 의해 너무 혼이 났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석유적립기금」을 꾸준히 모아왔다.

워낼 국내 기름값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적립해 둔 이 기금이 지금처럼 필요한 시기에 쓰려고 보니 기금은 이미 다 쓰여진 상태였다.

물론 정부에서는 궁생한 변명을 늘어 놓았따. 중소기업체 강화기금이라든가 또 일부는 추경편성에 썼다든가. 어쨌든 세금을 낸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른 곳으로 빼돌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을 크게 봐줬다(?)는 시긍로 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교통·산업용 벙커 C유와 경유는 일단 인상을 유보하나, 내년초에 추가 기름값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동자부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엉뚱한 설명만 장황하게 늘어놓다가 기자들에게 연내 물가인상에 대한 대국민홍보까지 간곡히 부탁했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은 커녕 물가 인상에 대한 국민적 비난의 강도를 낮추려는 이런정부의 「조삼모사」격 태도에 우리는 원숭이처럼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정부는 「때맞춰 온 반가운 손님」같은 페만사태를 빌미로 끊임없이 물가상승을 합리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92.3 대선 ·총선거의 정치자금 마련을 위한 팽창예산때문이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인상」은 정권을 위한 조세인상이 아닌, 오로지 「추곡수매가 인상」과 「실질임금의 인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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