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선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무엇인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음은 느껴지는데, 온통 교정을 뒤덮고 있는 선거포스터나 대자보에 선뜻 시선을 주는 이화인은 그리 많은것 같지 않다.

또다시 선거가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올해도 선거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어느해보다 그 준비과정이나 학생운동내 선거에 대한 태도가 치열하다는 것을 언론은 과대포장, 선거경쟁을 적대적인 구조로 왜곡하기를 서슴지 않고, 각 후보간의 선거운동을 마치 자기사상이 옳다고 하는 머리싸움쯤으로 해석해 보도하기 일쑤다.

언론의 믿지못할 부도덕함이 고스란히 되돌아온 느낌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보아 넘기기에는 어쩐지 꺼림칙한 부분이 남아있다.

그것은「과연 상이한 정치적 입장은 화해할 수 없는 관계인가? 정말 분열인가?」하는 물음이다.

물론「그렇지않다」. 80년이래 학생운동은 많은 양적·질적인 발전을 가져왔으며 여러 정파가 생겨난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종파의 분열이 아니라 한반도의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이에 적절한 이론과 입장을 밝히려는 노력의 다른 모습이었다.

문제는 투쟁이 아무리 정당한 것일지라도 모든 투쟁은 본질적으로 대중 투쟁인바 대중으로부터 뒷받침되지 못하는 그 어떤 입장도 승리할수없다는 데 있다.

그간 학생운동진영내 일부는 대중투쟁의 수준과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조직한다는 의미를 말로는 수없이 되새김질하면서도 실제로는 대중투쟁내용의 거의 대부분을 각기 다른 정치적입장으로 재단하는 우를 범해왔음을 뼈아프게 고백해야 할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총학생회장단 후보들은 모두 이와같은 문제점을 분명하게 느끼고, 그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듯이 보여진다.

대중의 준비정도에 걸맞게 「지도와 대중의 올바른 결함」을 전개해 나갈 것을 모든 후보들이 약속하고 있기때문이다.

이제 투표만이 남아있다.

투표일은 21, 22일이다.

이번 선거만큼은 이화인의 이해와 요구가 학인되는, 발전적 통합의 장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극에 달한 이화인의 만성적 무관심과 소외증후군이 제발이지 선거를 통해 치유되기를 이화의 미래를 책임질 든든한 어깨위에 우리의 따뜻한 한표를 보내려면 지금이라도 선거포스터를 꼼꼼히 살펴보는 일부터 시작해 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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