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중은 참으로 고달픈 민중이다.

반만년의 역사속에 9백회가 넘는 전쟁을 경험하였으며, 불과 얼마전에 6·25라는 참혹한 전쟁을 겪어야했다.

휴전이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면서, 국민이 라의 주인이라는 얘기가 나오기에, 고달팠던 민중들은 이제나 저제나 어깨펴고 살수있는 날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가 국민에게 준 것은 보안사의 시퍼런 감시의 눈이었고, 고문이었다, 미행애 도청,밀실수사, 술집·택시까지 위장해서 민중은 마음놓고 얘기하고 웃을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렇기에 민중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속아왔던 지난 날이 서럽기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곤욕스러운 나날에 대한 분노였던 것이다.

그러나 정권은 그 분노에 대해 「대범죄 전쟁선포」라는 이름으로 「민중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였다.

10월 13일: 노대통령 「조직폭력배와 강력범,마약조직, 인신매매범등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산포. 이 선포는 후속조처에서 본질을 드러냈다.

▲학원시위및 노사분규시에는 즉각적으로 공권력을 투입 ▲ 화염병 사범처벌강화 ▲ 유사시에는 군병력 투입 결국 민중은 사회혼란 세력이며, 그렇기에 민중 자신의 아들·딸로 구성된 군대·경찰과 이 전쟁에서 적이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중은 사회혼란세력이나 범죄자가 아니며, 다만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다」라는 초보적 명제조차 부정하는 저권의 반대세력일 뿐이다.

지난 18일 부산 조직폭력파 「신20세기파」사무실에서 나온 민자당 박철언의원 명의로 된 감사패는 정권의 「폭력」개념에 대해 의문을 일으킨다.

이 선포 이후 학원침탈·시위 강제 진압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동국대의 경우는 교문전진을 시작하기도 전에 학내로 경찰력을 진입시켰으며, 연대 시위장에서는 과잉진압으로 연대생 권현수(경제·2)군이 최루탄에 맞아 실명위기에 놓여있다.

87년 이한열열사가 최루탄파편에 목숨을 잃은 것이 엊그게인데, 아직도 매운 연기는 민중을 울리고 있다.

뿐만아니라 민중을 향한 전쟁은 이전부터 계속돼오고 있었다.

판자집에 전세살던 도시빈민은 찬 겨울에 거리로 쫓겨야했고, 노동자는 처우개선을 외치다가 혹은 산업재해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렸다.

이렇듯 민중의 삶자체가 이미 전쟁의 연속선위에 있어왔다.

다만 다시 선포되었을 뿐이다, 이제 민중의 살길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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