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가장 뺘아픈 자화상을 만화가의 손으로 노사분규의 실체를 충격적으로 극화시켰습니다.

」최근 모잡지에 실린 자칭 노동운동문제를 다룬 만화책선전광고 문구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표적 만화가」는 「외설만화의 시조」라고 불리우는 사람이다.

그의 만화는 「우리의 경제가 침체와 후퇴의 늪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모두 대학출신 위장취업자들의 단순한 노동운동 기인한다」는 주제를 담고있다.

또한 허구적이고 감정적인 만화의 특성을 이용하여 노동운동가의모습을 」기업가를 도산시키는 악마」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침체는 자주성없는 대외 의존적인 경제·정치구조 속에서만 파악이 가능하다고 볼때,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억지일 뿐이다.

더구나 이책이 전국 각 시·군·구·읍·면·동 민워실에 배포된 후 노동조합쪽의 반발로 다시 수거되는 등 말썽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 역사·사회에 대해 철저히 인지하지도 못한 채 돈버는데 급급해 하는만화가를 배출하는 사회충토도 문제이다.

그러나 하루라도 백골단, 쇠파이프, 최루탄이 없으면 버티기 어려워 국민의 흥미를 끌면서 또 다른 이데올로기 공세를 펼수 있는 만화에 손을 뻗고 있는 현 정권의 정교한 자기안보 술책은 기반없는 허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제국주의와 군부독재에 맞서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순수한 열정을 바쳤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들은 「인간해방」을 외치며 알제와 독재에 굴복하지 않았기에 정권으로부터 많은 탄압을 받았다.

하루아침에 간첩이 되는가 하면 안기부밀실에 끌려가 고문에 의해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젊은이의 의식과 체험을 학교안의 평화롭고 안은함으로 제한시키려고 한다.

누가 평화를 싫다고 할까? 하지만 강의실, 학교안의 선택된 공간만이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땅의 현실이고, 그 담너머 수 많은 고통받는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비현실적인 것처럼 의식을 고정시키려는 부당한 함과 행위를 자각할때 진정 순수한 젊은이의 고민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진전에서 어떤 것이 진정한 현실의 모습이고 어떤 것이 현실을 가장한 비현실인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도 고난받고 있는 사람들의 그자리가 역사의 현장이며 이 자리에 함께 하려는 사람이야말로 「우리시대의 가장 뼈아픈 자화상」을 대표한다.

그들은 결코 어떤 이데올로기공세에도 굴하지 않고 떳떳하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