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은 역시 빠르다.

민자당은 국민들이 감도 못잡고 있던 상황에서 음모적으로 급조된 정당이고, 그렇게 급조된 민자당 정권아래에서 집세, 물가의 폭등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급등하는 물가,집세의 억압속에서 시민들은 또 빠르게 목숨을 끊어갔다.

그러한 민자당이 이번엔 빠르게 악법을 통과시켰다.

지난 14일 민자당 의원들이 26개 법안을 30초만에 신속하게(?)통과시킨것이 그것이다.

이번 임시국회의 날치기 통과에서 나타난 절차상의 문제는 민자당이 이제 5공회귀로 부족해 3공·유신시대로 까지 복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민들로부터 정통성을 부여받지 못한 정권이 그 유지르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힘과 이데올로기 이다.

따라서 민자당이 그 어느 법안보다 날치기 통과에 더 역점을 둔 법은 군조직법과 방송관계법이었다.

결국 민자당은 통과과정에서 토론·질의의 생략은 물론 기립투표라는 비 민주적인 방법으로 신속하게 법안을 통과시킨것이다.

이렇듯 기습적으로 통과된 법안들이 이후 민자당의 장기 집권에 얼마나 충실한 법적 기반으로 작용할지는 명약관화하다.

군조직법 개악은 합참의장에 권한을 집중해, 국군은 더이상 「국민의 군인」이 아닌 「권력의 보위부대」로 전락할것이다.

또한 방송법 개악을 통해 방송검열은 강화되어 방송은 정권의 홍보기관으로 전환될 것이다.

더불어 방송사를 재벌의 손에 넘겨줌으로써, 방송사를 떠맡은 재벌은 이윤추구에 급급해 저질·향락성 프로그램제작에 급급하게되어 방송의 질은 낙후의 길로 치닫게 될것이다.

그야말로 언론의 자유·국민의 알권리는 민자당의 장기집권의 음모속에서 처절히 무너져버리게 될것이다.

그러나 소위「날치기 통과」과정에서 민자당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은 5공·3공때의 국회의원이나, 더이상 국민들은 5공·3공때의 국민이 아님을 잊은것이다.

국민들은 민자당의 날치기 통과에 아연실색해 있는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맞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21일 보라매 공원 의 집회는 이를 대표하는 예라 하겠다.

이제 민주세력과 반민주세력의 구획은 명확해졌다.

87년 민주항쟁의 한계를 깨달은 민주세력은 대동단결의 자세로「해체 민자당·타도 노태우」의 한길로 나서고 있다.

국회에서 늘 운운하던 「국민의 뜻」은 이제 장외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학생들은 방학중이라는 시간적 한계를 딛고 투쟁으로 일어서 「해체 민자당」의 그날을 앞당겨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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