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일어나고 있는 정치·사회의 변화 속도는 하룻밤 자고 일어나기가 무섭게 빠르다.

이런 급변하는 상황은 미래를 예측하기 불가능하게 할뿐아니라 웬만한 사건에는 놀라지도 않게 만들어버렸다.

쟁점법안을 포한한 20개안을 30초만에 날치기로 통과시키고, 야권통합이 무르익어가는 시점에서 판문점을 전면개방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제안을 대통령이 북한측에 함으로써 의심의 눈초리를 뗄수없게 한 사건도 며칠사이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한 신문은 지금의 상황을 6월항쟁 직전에 비유했다.

그러나 90년의 여름은 87년의 그것과는 같지도 않고 같을수도 없다.

하긴 정권의 비위에 맞지 않을때 감옥으로 보내거나 좌경으로 모는일에 치면 한층 세련(?)되어졌지, 달라졌다도 볼수없다.

날마다 양심수가 늘어나는 것이나 민주를 압살하고, 사람들의 입을 막는 방법까지도 너무나 같다.

그러나 90년의 여름은 과거와 사뭇다른 이유가 있다.

이제는 민중스스로도 더이상 정권의 기만성을 용납하지 않을거라는 확신때문이다.

민주세력이 더 강력히 하나로 모이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것은 입증된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때는 야당지도자였던 여당의 대표위원은 『왜 우리더러 독재를 한다고 하느냐』며 무식한 소리를 하고, 예전의 의안날치기 통과를 막기위해 애쓰던 그손으로 이제는 솔선하여 날치기 방망이를 두드려대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곳곳에서 현정권은 민중생활을 파탄으로 몰아넣고 민중탄압으로 내각제 장기집권을 획책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함께 노태우 퇴진투쟁에 나서자고 외치고 있는데 집권세력은 민주적 개혁들을 계속 후퇴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우리는 더이상 민주를 타는 목마름으로 그리워만 하지는 않을것이다.

정부의 교묘한 술수를 꿰뚫어보고 스스로 무엇을 해야할지, 다시 서는 모습으로 권리를 찾을것이다.

벌써 방학이 중반에 접어들었다.

기난긴 방학은 학기중에 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에 좋은 시간이 된다.

여행을 통해 살아숨쉬는 현실의 문제와 미래를 세울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수도 있고, 취미생활에 충실할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한번 돌아보자. 현실의 모순은 방학이라고 해서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가 이사회를 변혁시키려는 노력과 바램은 끊겨서도 안되며 더이상 운동권들만의 주장이 될 수없다.

모순투성이 한국사회, 특히 지금처럼 민주세력과 반민주세력이 확연히 구분되는 현실에서는 누가 운동권이고 누가 비운동권일수 없으며, 운동은 「권」만의 전유물이 될수 없는 극도의 위기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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