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새벽4시, 건물옥상에 소방호스와 최루가스를 난사하면서 세종대 군자관 유리창을 깨고 경찰11개중대 1천3백여명이 난입해 학원자주화투쟁중이던 학생들을 강제 연행했다.

경찰력에 의한 폭력적이고 대대적인 강제진압은 사회에 불어닥친 반동의 회호리바람을 등에 업고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울산현대중공업투쟁현장, KBS의 언론자주화 투쟁현장, 대한교육보험노조의 농성장, 한양대 안산캠퍼스와 심지어 교회에까지 경찰력을 대대적으로 투입한 것은 「무조건 강제진압」을 능사로 여기고 있는 현정권의 추악한 도덕성을 여실히 증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안응모내무부장관은 「시위장소나 대상에 성역을 두지 않겠다」며 공권력 남용을 공개석상에 천명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을 방불케한 세종대 강제 진압으로 공권력 만능주의 정권에 대한 분노는 물론이거니와 50여일째 임시휴업·고발·고소등을 통해 해결의 실타래는 풀려고도 않는 세종대 재단등에 대해 우리는 더욱 분노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리사학재단, 족벌사학재단으로 악명을 날렸던 세종대재단. 이에 맞서 학생들은 지난 87년, 88년 1백43일간의 철야농성과 끈질긴 투쟁으로 학원을 민주적 풍토로 만드는 제도에 대한 합의 (총장직선제, 대학발전위원회 구성등)를 얻어내는데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사상 최초로 학원의 각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총장으로 선출된 이종출교수는 재단의 끈질긴 탄압으로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이를 기다렸다는듯 재단은 즉각 박흥구씨를 임의대로 총장에 임명했으나, 지난해 합의했던 사항을 일방적으로 무시한채 임명된 박흥구씨에 비해, 다시 교수·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선출된 오영숙 총장은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있다.

이것은 학교의 제적협박에도 불구하고 1천8백여명이나 오영숙 총장의 민주창구에 등록금을 납부한데서 증명된다.

그러나, 학교측은 지난 4월15일 휴업조치, 25일 오영숙 총장 해임, 30일 학내 전지역에 단전단수조치, 5월14일 총학생회장과 오총장을 공금횡령죄로 고발, 7일에는 급기야 학보등 학내언론을 무기한 휴간조치하는 등 교육자적 양심은 커녕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마저 무시한 행동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장기간의 투쟁에서도 세종대 학생·교수들의 끈질긴 노력이 계속되던 중 지난 2일의 공권력투입으로 문제해결의 실마리에 불을 질러버린 정권의 의도는 무조건 힘으로 밀어버리려는 저급한 발상이다.

그러나 그동안 재단의 비리를 수수방관한 문교부와, 끈질긴 대화요청을 무시한채 학원에 공권력투입을 조장한 재단등의 3박자 탄압이 세종대 학생·교수들의 학원자주화·민주화의지를 꺽을수 있을것이라는 재단과 정권의 생각은 오산일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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