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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꿰뚫는 ‘감정평가사’
감정평가사 권영숙(국문·95년졸)씨
2004년 05월 03일 (월) 김소연 기자 happydriver@ewha.ac.kr

“텔레비전 ‘진품명품’에 나오는 감정평가사가 아니예요.” 권영숙(국문·95년졸)씨는 평소에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는 “열심히 일한만큼 열심히 놀기를 원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잘맞는 직업”이라고 소개하며 일에 얽매이기 보다는 다양한 문화를 즐기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감정평가사는 부동산이나 동산의 경제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평가하는 일을 한다. 쉽게 말하면 토지의 값을 매기는 일이다. 그래서 “부동산에 관심이 많거나 가격조사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재밌는 일”이라고 추천한다.

감정평가사들은 전국에 약 2천명밖에 없는 고급 인력이다. 감정평가사는 일반 기업의 일을 의뢰받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국가기관이 일괄적으로 처리해야하는 일을 도맡는다. 모든 감정평가사들은 매년 1월1일 건설교통부가 의뢰하는 토지의 공시지가를 보고해야 한다. 공시지가란 법에 따라 일관성있게 계산해서 발표하는 땅값인데, 각종 양도세·상속세·증여세 등 토지와 관련된 세금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감정평가사들에게 현장조사는 필수다. 현장이 지방일 때는 며칠씩 그 곳에 머무르며 현지인들로부터 정보를 얻어야 해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닐 기회가 많다고 한다. 그는 “1년에 2개월 쯤은 집을 떠나 지내야 하지만 산이나 강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요”라며 만족해했다. 그래서 감정평가사는 성격이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사람들에게 잘 어울린다. 동아리나 모임을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대학시절에 얻은 것은 사람이 전부’라고 말하는 그 역시 상냥한 성격 덕분에 주변에 사람이 많아 이 분야에서 더욱 실력을 발휘하는 것 같았다.

감정평가사가 되려면 회계학·경제학·법학·영어 등을 공부해서 국가자격증을 획득해야 한다. 사실 그는 국문학을 전공한 후 방송국 오락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방송작가였다. 우연히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자 작가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시험준비를 했다고 한다. 벌써 3년 전이 돼버린 그 때를 떠올리며 “대학 시절에 전혀 공부해보지 않았던 과목들이라 힘들었지만 재밌었다”고 전한다.

그는 “대학시절에는 진로를 천천히 정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많이 놀았는데 그것은 방만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만족스러운 일을 하기까지 먼 길을 돌아온 그는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좋아하는 일, 간절히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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