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사과·1)

입학하고 일주일 후, ‘문학과 영화’ 수업의 참고자료를 찾으러 중앙도서관에 들렀다. 그러나 대출은 커녕 안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서류로 이화인임을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대출할 수 있냐는 물음에 사서는 “학생증이 나올 때까지 신입생은 등록금 영수증과 주민등록증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입학식을 마치고 분명히 난 이화인이 됐지만 껍질만 이화인일 뿐, 등록금 영수증이 없으면 여전히 책 한 권 빌릴 수 없는 예비 이화인이었다. 학생증이 나오려면 입학한 후 한 달이 넘게 걸린다. 게다가 개인사정으로 학생증 발급기간도 놓친 나는 물어물어 학생복지센터에 갔더니 4월 중순에나 학생증이 나온다고 했다. 정해진 기간에 신청서를 내지 못하면 낱개로 신청하게 돼 더욱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한 번 학생증을 재발급하려 할 때마다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 학생증을 잃어버린 친구도 나와 똑같이 4월 중순까지 이화인 아닌 이화인으로 살아야 한다. 이 친구는 기존 학생증에 부착했던 사진이 없어 다른 사진을 부착해 학생증을 발급받아야 했다. 이 경우 한 달 정도 더 소요된다고 한다.

나는 대학에 소속된 학생이고 학생으로서의 권리가 있다. 그 권리의 증표인 학생증이 나오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나와 내 친구는 오늘도 수업시간에 필요한 참고자료를 빌리지 못해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부탁을 했다. 학생증 발급을 조금만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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