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反盧가 아닌 민노(民怒)
親盧·反盧가 아닌 민노(民怒)
  • 이대학보
  • 승인 200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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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위원장 장유진(철학·4)
2002년 민중을 광장으로 불러냈던 촛불 시위가 지난 주 다시 시작됐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 때문이다. 탄핵의 본질은 분명하다. 변화와 개혁을 바랬던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보수 반동이요 부패비리의 온상인 구 정치인들이 탄핵한 것이다.

사상 최대의 부정부패 구속자를 낳았고 차떼기 등의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국민을 기만한 16대 국회, 사상 최악의 국회라 불렸던 그들은 대통령을 탄핵할 권리가 없다. 탄핵이 적법이었든 그간 노무현 대통령의 행각이 어찌됐든 간에 이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들에게 있다. 국회의원 193명은 제 나름의 정치적 행보로 30분만에 의사봉을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을 국민으로부터 받지 않았다. 민의를 무시한 이번 탄핵안은 즉각 취소돼야 한다.

그러나 수구세력으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는 ‘순교자 노무현’이 과잉 부각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그는 이라크에 두 차례나 파병을 하고, 노동자들의 연이은 분신과 자결을 야기시켰으면서도 오히려 노동자들을 질책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강행하는 등 독단·독선적인 그간의 행적을 국민들이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에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잘못된 탄핵이 아닌 노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 대한 민중 탄핵이 필요한지 모른다.

지금 전국은 친노(親盧)와 반노(反盧)의 파도에 휩쓸려 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커다란 민노(民怒 또는 民勞)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4.15 총선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민주주의를 두 번 죽이는 탄핵이 아닌 민중의 분노로써 수구 보수 세력을 심판해야 할 때이다. 또 다시 보수에게 기대를 걸고 뒤통수를 맞을 것인가, 진보적인 정치 실현의 무대로 나갈 것인가. 우리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