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21세기가 다가오는 즈음에 가슴이 무척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20세기에 태어나 마냥 20세기 안에 머물러 그 안에서 삶을 마칠 것 같은 무의식적 안주가 홀연히 깨어나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이렇듯 시간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흐르다 어느 순간을 계기로 우리에게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면서 자극하며 그 존재를 알린다.

이화여대 수학과의 역사도 우리가 평소에 감지하지 못하는 동안 흐르다 어느덧 반세기의 역사를 맞이하였다.

수학과에서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각 분야별로 ‘자랑스런 수학과 동문’을 선정하여, 그동안 후배들의 귀감이 되어온 우수한 졸업생들을 선정하여 시상하였다.

그들은 학계를 비롯하여 경영, 금융, 과학기술, 정보기술, 사회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우수한 여성인재로 그 능력을 인정받으며 각 분야의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 선배들은 한결같이 각 개인의 능력의 가능성을 키워주고 사회에서 그 영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 ‘수학이란 학문의 저력’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였다.

수학으로부터 배운 지식 이외에도 수학을 공부하면서 기본적으로 함양된 논리적 사고, 합리적 판단, 통합적 사고력과 위기해결 능력에 대한 것들로부터의 감사였을 것이다.

21세기 지식기반의 정보화 사회를 맞으며 수학은 첨단 과학기술의 핵심에 서있다.

이제까지 흔히 과학의 기초라 불리며 순수학문으로서의 위치에 머물렀던 수학은 이제는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으며, 첨단학문과 긴밀한 연계성을 가지고 발전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크게 인식되고 있다.

정보기술(IT)혁명의 기본이 되는 암호 및 정보보호, 생명과학기술(BT)에서의 유전자정보처리, 또는 금융경제에서의 파생상품의 개발 등의 분야는 단순히 수학적 이론을 응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수학의 새로운 분야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렇듯 수학이란 학문은 첨단과학시대인 현대의 빠른 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필요성과 중요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며, 그 응용범위는 많은 분야에 걸쳐 더 다양해지고 있다.

다가오는 융합과학기술(NBIC)시대에는 학문이 서로 연계되고 통합되어 발전한다.

수학 분야에서는 이미 순수수학뿐 아니라 정보기술과 수학, 금융과 수학, 생명과학과 수학을 연계해 교과과정에 반영하고 교육과 연구를 통한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수학을 공부한 학생들이 과학기술시대의 중심에 서서 새로운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차세대 리더로 활약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 본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수학의 발전이 과학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있고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으로 직결되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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