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는 이대 앞 미용특구지정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렀다.

이화 앞 거리를 정비하겠다니! 그 속내는 단층건물들은 모두 허물고 고층의 호화쇼핑몰 등을 세우는 것이었다.

앞으로 구청에서 벌어들이게 될 세수입을 생각한다면 서대문 구청에게는 얼마나 군침돌고 현명한 계책이겠는가. 서대문구청은 ‘행정기관’임을 망각하고 저 상업화의 거두 ‘호원당 세력’과 함께 흉물스러운 계획을 천명하였다.

이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먼저 학교당국에 제안한다.

학교당국은 분명 알고 있다.

학생운동은 이제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나서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지금 당장 학생과 연계하여 서로 긴밀히 공조하고 효율적 대응방안을 세울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무덤덤하고 냉랭한 학교의 반응은 학생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두번째로 이화여대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지하고 부속초중고에 협력과 연대를 요청해야한다.

이화안을 가로질러 등교하는 수많은 초중고 학생들도 가장 보호돼야할 교육권의 주체다.

이화 앞의 상업화는 곧 이 학생들의 교육권의 침해이기도 하다.

대학의 힘만으로는 이러한 상업화 논쟁의 종지부를 찍기는 부족하다.

다시는 상업의 흉물스러운 흑심이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부속 초중고와 인근학교와 연대하여 강한 결속을 다지고 함께 투쟁해야할 것이다.

세번째로 총학생회에 바란다.

총학생회는 이제껏 있어왔던 모든 투쟁방법을 되돌아보고 저울질하여 실질적으로 이화인이 참여가능하고,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참여도를 이끌어내야 한다.

일례로 지하철에서 학교 등교까지 학생들을 모아 함께 시위하는 방법 등, 이화인의 의지를 외부에 분명히 표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학내의 외침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 이화인에 부탁한다.

상업화 반대 교육투쟁은 학내 교육투쟁과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대학은 졸업하면 그만인 곳이 아니다.

“국적은 바뀌어도 학적은 바뀔 수 없다”라는 말은 실언이 아니다.

이화 앞 상업화는 이화여대의 가치를 무한히 떨어트리고, 우리는 그 대학을 나온 사람이 될 것이다.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그토록 고민해오던 “사치스러운 이화인, 소비적인 이화인”이란 수식어를 제거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교육투쟁에 참가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오히려 참가하지 않고 멀리 주시하고 있는 동료를 불러 세우자. 당당한 이화인으로서 우리가 꿈꾸는 정문을 우리가 실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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