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을 맞았다.

학교 곳곳에는 동아리의 신입회원 모집에서부터 각종 공연과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까지 학교 안 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포스터들이 새 학기의 시작을 알린다.

그런데 한 장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 이런 포스터들을 구태여 4장∼6장씩 나란히 붙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학에 들어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제 나도 모르게 무덤덤해진 것이 바로 게시판 문화이다.

새 학기가 돼 다시 고개를 갸우뚱거려본다.

왜 저렇게 붙여야만 하는 것일까? 현란한 색과 무늬로 인쇄된 빳빳한 포스터들이 기본으로 2장씩 게시판과 심지어 붙일 수 있는 구역이 아닌 계단 난간에까지 포진하고 있다.

‘그래야 지나가는 사람들이 좀더 잘 볼 수 있으니까요’, ‘눈에 잘 띄잖아요’라는 이유로는 이 게시판 문화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다른 학교도 다 그래요’라고 말한다면 우리 이화가 먼저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같은 내용의 포스터로 도배를 하는 것은 환경적 차원에서도 큰 낭비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만큼만 인쇄해,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만 게시하는 것.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세이다.

조용하게, 하지만 자기 할 말은 소신껏 담고 있는 그런 게시물들을 생각해본다.

홍보도 중요하지만, 한 장씩 잘 정리해서 게시판에 붙인다면 필요한 사람들은 찾아 읽게 돼있다.

아무렇지 않게 여겨져왔던 덕지덕지 붙어있는 게시물의 공해를 다시금 생각해보자. 2학기에는 좀더 성숙된 게시판 문화를 기대해본다.

윤채은(인외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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