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하던 날. 새학기를 맞아 열심히 공부를 해 보리라 마음먹으며 강의실을 찾았다.

새건물을 찾아가는 발걸음은 첫수업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꽤 괜찮았다.

그런데, 수많은 인파가 쏟아져나오는 포관에 진입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전쟁이었다.

학내 교양수업이나 대형 수업의 대부분이 포관으로 옮겨진 탓이란다.

게다가 대학원 중 경영·사회대의 수업이 대부분 이곳으로 옮겨 왔으니 건물이 미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겨우 들어선 강의실에서는 또 어떠한가. 엘리베이터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우리의 강의실은 수업 시간 내내 들려오는 엘리베이터 소리 “띵, 땡, 촤∼”에 괴로웠다.

우리의 수업은 4시간 동안 이어졌고, 중간에 한 번 잠시 쉬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 사이사이 수업을 끝내고 시작하는 이들의 부산한 ‘이동’. 그 자리바꿈 소리가 우리를 괴롭혔다.

‘너무해. 선생님 말씀이 안들리잖아.’ 나와 맘을 같이 하는 몇몇은 벌써 대학원관 향수병에 걸리고 말았다.

‘아, 칙칙하지만, 그 한가롭고도 정겨웠던 대학원관. 차라리 거기가 나아.’ 수업의 일정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른 학부와 대학원이 한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게 함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새건물 회피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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