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이 들어오면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교양교재와 관련한 질문이 많았다.

나도 처음 학교에 입학할 때 보자기에 싼 책들을 그저 사야 한다기에 샀다.

그런데 그 중 몇권은 필수교양수업에서 사용하지 않아 그저 먼지만 쌓인채 책장에 남아있다.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어떤 친구는 그 책을 환불받았다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사지 않아도 되는 책을 샀구나 하는 생각에 억울했다.

게다가 책들은 만원에 가깝거나 만원을 넘는 비싼 책들이다.

올해도 신입생들이 나와 똑같이 책을 사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

학생들이 살 책을 선택할 기회는 주지않고 "우선 사놓고 나중에 필요없어면 환불받아라"는 식의 강압적인 학교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사전에 책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와 가격을 주고 직접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한 학교의 태도 아닐까. 그런데 얼마 전 우리 학교 홈페이지 벼룩시장 "팝니다"에 들어가 보고 더 놀랐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이 쓰던 교양서적 등 각종 책들을 싸게 팔고 있었는데 그 중 신입생 필수교양서적을 판다는 글이 꽤 많았다.

파는 책 목록에는 「기독교와 세계」, 「국어와 작문」 등 신입생이면 누구나 듣는 필수교양과목 교재들도 있었지만 「클릭! 이화 인터넷!」, 「연구방법과 논문작성법」 등 책들이 위의 책들에 껴서 필수라는 이름을 붙여 팔고 있었다.

「클릭···」이나 「연구···」는 몇몇 과목에서 교재로 쓰기는 하지만 실제로 꼭 들어야 하는 필수 강의에서 쓰는 책이 아닌 학교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논문을 쓸 때 참고하라고 만든 책이다.

이런 책을 마치 꼭 사야 하는 책인 것처럼 해서 아직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보지 못한 신입생들에게 파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책을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는 학교나 필요 없는 책을 같은 이화인에게 팔려는 학생들 때문에 아직 학교생활에 대해 잘 모르는 신입생만 피해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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