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3일 3명의 건장한 사람들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기 전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기자회견을 한 것일까. 요즘 연일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학교 안에도 대우차 투쟁에 대한 속보와 사진들, 그리고 "함께 해요"라는 자보가 가득하다.

왜 그들은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나라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 금융·공공·기업·노동 4개부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신년인사가 엊그제 있었는데 대우 자동차 노동자들은 나라 경제를 망치려고 작정한 것일까. 현대 자동차 이후 최대라는 1750여명의 정리해고. 이것은 단순히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명의 노동자가 부양하는 가족들까지 합치면 보통 문제가 아닐 뿐더러 정리해고가 된다고 해서 대우자동차의 근본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우자동차의 노동자들은 그저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왜 그들에게 이런 엄청난 짐이 지워지는지 알 수 없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재벌처럼 대우그룹 역시 관치경영과 정경유착에 의한 특혜로 성장한 기업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김우중 회장의 자신감도 이젠 한낱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는 이제 회사를 망쳐먹고, 나라를 말아먹고, 심지어 25조원이나 되는 회사공금까지 빼돌려 온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범죄인일 뿐이다.

기업의 문어발식 경영확장과 무리한 자금운용으로 발생한 문제를 정리해고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다.

정경유착과 관치경영의 근본모순을 해결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또다시 발생할 것이다.

인천에서는 대우자동차 노동자들, 인천 시민들, 그리고 학생들까지 하나가 돼 매일 목숨을 건 정리해고 철폐투쟁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어쩔 수 없다.

국민들이 조금만 더 참아야 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은 노동자들을 끝도 없는 나락으로 몰고 가고 있다.

열심히 일만 한 노동자들이 이 모든 경제위기 책임을 다 떠맡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체포결사대는 김우중을 구속할 의지조차 없는 정부와 검찰을 대신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다.

그들은 대우자동차에 대한 부당한 정리해고를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김우중을 잡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연함을 보여줬다.

과연 그들은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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