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자 이대학보에 실린 학생논단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우선 나는 우리가 선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연극에 비유한다면, 이화인 누구도 이 연극의 관람자가 될 수 없다.

학생회를 향한 수많은 비난과 질곡, 그것은 이화 속에서 이화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학생회에 대한 비평인지 학생회에 대한 불만의 표현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내놓은 비판이 힘을 갖지 못하고 줄곧 불만 내뱉기 이상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감히 침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과감히고 적극적인 침묵이 깨져야 할 때가 바로 선거 때이다.

선거는 그동안 지칠 정도로 내뱉어 왔던 불만을 가능성이 담긴 비판으로 바꾸게 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그런데도 여기서 침묵한다는 것은 이화인으로서 이화의 내일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져버리는 일이 된다.

기존의 학생회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몇년 째 표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표류하는 것은 학생회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사회 전반에서 보여지는 현상이다.

우리는 몇년째 등장인물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내용의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그 연극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연극의 관객이 아닌 이 연극을 만드는 배우이므로, 우리 모두는 이 선거를, 2001년 이화를 만드는 이화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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