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곱시에 학회문을 엽니다"

요즈음도 학회에 관한 위상정립과 제자리 찾기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 철학과의 「동양 철학회」도 이런 논의 속에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 지면을 빌어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다.

신학기 「동양철학회」라는 이름이 주는 호기심 때문인지 많은 학회원들이 참여했었고, 대다수 학회가 그러하듯이 1학기에는 사회과학 커리큘럼을, 2학기에는 전공 커리큘럼을 진행시키기로 하였다.

우리는 항상 아침 7시에 학회를 시작했는데, 이는 학회를 연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의 표출이었고,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학회원들의 결속력이 강한데에서 기인했다.

이렇게 우리가 1학기동안 거의 공통된 커리큘럼을 거치면서 다른 학회와 견주어 볼 때, 약간 다른 특성을 찾는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 있다.

커리큘럼 진행에 있어 짧은 시일내에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 일부 주입식의 진행 등 스터디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면은 대다수 학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물론 우리 학회가 이런 면을 완전히 극복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번 세미나에서 진도나 책의 내용에 급급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토록하고, 토론을 통해 현실적인 문제들이 좀더 구체적으로 자신에게 다가와 자기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강조점을 두었다.

간사 또한 우리 학회원들에게 사회과학의 일반적 지식만을 알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단지 이것을 매개로 우리의 관점을 새로이 하고 사회과학의 내용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문제를 지양하기 위해, 서로가 비판하고 수정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속에서도 우리가 갑자기 맞이한 상이한 관점, 이론들에 적절한 자신들의 주관을 세울 수 없었다는 것과 간사 의존적 성향을 배제하지 못했음을 반성하면서 1학기 학회활동을 마감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학문적 소양을 위한 스터디, 2학기 전공에 대비한 고대철학사 스터디, 일주일에 2번씩의 학회세미나를 가졌다.

7월초에는 간사언니의 배려로 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개최한 국제학술세미나를 참관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8월초에는 89,90학번의 동양철학회원들이 모여 서로간의 이해와 2학기 활동을 준비하는 결의를 다지기위해 간사언니의 사택을 방문, 1박 2일의 MT를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편협했던 사고를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었다.

2학기에는 90학번들이 연합하여 그간의 성과물을 발표하는 학회부 발표회를 하였다.

「파업」이라는 노동장편소설을 읽고 여러번의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그동안 배운 학회내용을 정리·종합하면서 방송국으로 극화한 것이다.

한달여간의 준비를 거쳐 서평부, 대본부, 음향부 등으로 나누어 부별 세미나를 통해 「노동자」들의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사회문제에 대한 많은 고찰과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이제 그간의 학회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획일화된 커리큘럼 내용으로 전공학회의 특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 - 이점은 타학회도 마찬가지겠지만-과 선배학회원들과의 교류가 없었다는 점이다.

끝으로 우리 학교 철학과에서는 동양철학을 공부하고자 해도 조건이 열악하여 산발적인 학습밖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앞으로의 학회활동에 있어서 새롭고 폭넓은 커리큘럼 계발과 동양철학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조성, 대학원 선배와의 연계 등이 해결해 나가야 할 선결조건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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