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금)~ 30일(토)은 5.18 학살자 처벌을 위해 청년학생들이 동맹휴업을 불사하고 거리로 나온 날이었다.

이화안에서도 동맹휴업을 결의하면 많은 친구들이 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힘을 빠지게 만들었던 것은 "XX동문회" "연고전갑시다" "와, 학교 안 나오니까 우리 연고전 가자!" 사실 나를 더욱 당황스럽게 만든 것은 잔칫상을 차린 연고대인이다.

지금 시기에 연고전을 꼭 했어야만 하는가? 물론 학생회만 주관하는 행사가 아니라 불가피했다고 한다.

그러나 연고전에 참여했던 그 많은 학우들을 거리에서 보았으면 얼마나 뿌듯했을까. 그런데 정작 청년학도의 투쟁의지가 집중되었던 29일(금), 30일(토) 거리 곳곳에서 그들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은 커다란 실망이 아닐 수 없다.

30일(토) 국민 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하는데 이대 앞으로 오게 되었다.

그런데 연고대인들이 이화 앞에서, 또 이화안에서 깃발을 앞세워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심지어 기숙사 앞에서 "밖으로 나오라"며 깽판(!)을 치기도 했다는데. 여전히 시대이인식을 못하는 청년학생들, 그리고 대동제 때와 변함없이 그들에게 감초처럼 등장하는 이화여대. 아직 5.18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연고대인들은 그들만의 잔칫상의 여운에서 벗어나 진정 역사앞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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