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된 게시판 대한민국은 자유국가다.

미남배우가 구두선전을 마녀서 부드럽게 이야기 한다.

나는 묘하게도 그말이 낯설다.

「자··유··국··가?」대한민국에서 나는 어떤 자유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학문의 자유, 사상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 이 모든 것을 나는 가지고 있는가? 지난 29일 목요일 오전8시30분경 이화교를 들어서던 나는 순간적으로 아찔했다.

개강을 맞으며 내가 일하는 「민중당 이화여대 청년학생위원회」에서 일주일간 직접 톱질하고 못질하며 만들었던 대형 게시판과 부착물, 그리고 그 옆의 총학생회 게시판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단하룻밤새에. 누구나 알듯이 이화는 밤에 남자가 드나들 수 없고, 이것은 이화인 몇명이 없애버렸다고 보기엔 너무 크고 무거운 게시판이고, 이건 분명히 밤중이나 새벽에도 꺼리낌없이 이화를 드나들 수 있고 커다란 차량등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한 짓임에 틀림없다.

경찰이 학내의 게시판 몇개를 일일이 주우러 다니기에는 조금 바쁠테고, 며칠전부터 총학생회로 학보사로 게시판을 치우라고 달달 볶아대던 학생처를 위시한 학교 당국에서 한짓일까 하며 생각이 여기까지 왔으나 학생들을 위해(?) 밤낮으로 바쁘시고 게다가 지성적(?)이기까지한 학교측이 어디 그런 몰지각한 일을 했을리가. 이 도난 사건은 어떤 명탐정이라해도 범인을 찾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물론심증이 가긴 하지만 섣불리 진단할 수 업고, 학교 어디로 문의를 해도 모른다는 다소 퉁명스런 대답뿐이었다.

그러나 도난 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면 할수록 자꾸 속이 상한 일이었다.

그것은 앞서 말한 자유의 문제이다.

이기적인 삶을 추구하기보다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 그 해결의 지향이 인간의 평등과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이기를 바라면서, 그 사회를 위해 현사회를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정치활동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나의 사상의 자유 그리고 사상을 발현하기 위한 정치활동의 자유 이것이 제약당하는 것이다.

정치적 견해를 표방한 선전물을 도둑맞으면서 나의 사상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는 저당잡히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자유」라는 말이 2만원대 구두를 신을지, 3만원대 구두를 신을지도 제한 당하는 그런 자유가 아니어야 하고 우리의 존재가 인간다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사상의 자유」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정치활동의 자유」를 우리의 힘으로 찾아내야 할때다.

황동미(외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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