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불편한 도서관 사용 납득안돼 나는 다니고 있는 회사 업무상 필요한 도서자료를 볼까해서 모처럼 시간을 내어 지난 26일 모교를 찾게 되었다.

잘 모르는 곳에 가려니 어째 마음에 썩 내키지도 않았거니와 또 간다 해도 내가 원하는 자료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역시 막상 도서관엘 들어가려니 막막했다.

아는 후배의 학생증을 들고 슬쩍 들어갈 수도 있었으나 그래도 제대로 된 절차를 밟는 게 옳다 싶었다.

사정 이야기를 하고, 소지품과 신분증을 맡기면 들어갈 수 있으려나 간단히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무척이나 순진한 발상임이 금새 드러났다.

난 수위아저씨께 사정얘기를 했으나 졸업생은 과 사무실에 가서 졸업증명서를 떼어와야 하고 허가증을 가진 외부 대학원생을 제외한 외부인은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 임기응변술이 비교적 뛰어나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위아저씨는 요지부동이었다.

모든 시도가 허사였던 것이다.

증명서를 받기 위해 학관으로 갔으나 과사무실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교학과를 찾았으나 역시 퇴근한 후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오후 3시까지 근무시간이 끝난 것이었다.

물론, 밀 전화를 하고 절차를 알아보지 않은 내 탓이 크다.

그러나 비집고 드는 생각은 전혀 이유가 통하지 않는 원칙 고수는 그리 미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졸업생을 위해 개방을 하려고 했으면 좀 더 과감히, 그리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 아닌가. 또 일찍 업무를 끝내는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다른 대안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욕심같아서는 그렇게 애써 모은 「백만장서」라는 정보와 지식을 사회인에게도 과감히 개방하는 것도 대학의 임무가 아닌가? 바라건대 다시는 대학인들만 이용해야 할 도서관을 얼씬대다 허탈하게 돌아서는 나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길 빈다.

김순덕 (독문90년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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