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낙서판 다양한 의견 돋보여, 깊은 고민 계속 요구돼 백주에 백골단의 쇠파이프로 죽어간 91학번 학우의 죽음에 대해 체대학우들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개강 이후 체대학생회에서는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화장실에 낙서판을 설치하였다.

처음에 거의 쓴 사람들이 없어 적잖이 실망했으나 볼펜을 부착하고, 한 「우화」를 써서 붙이는 등 진정 무관심과 외면이 아닌 자유발언의 공간을 제공해보려는 노력을 시도하였다.

학우의 죽음 이후 화장실 작업을 시작한 이래 당야한 의견이 쓸곳이 없을 만큼 가장 많이 씌어져있었다.

강경대학우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사회모순 속에서 이어날 수밖에 없었으며 함께 관심을 가지고 얘기해보자는 긍정적 의견에서부터 「전경도 인간인데 불쌍하다」,「전경이 적이 아니라고 하면서 시위할 때 왜 전경몸에 불이 붙으면 그토록 좋아하는가」,「그 학우의 죽음은 가슴아프지만 노태우 정권 타도는 너무하지 않느냐?」,「학생의 죽음은 열사고 전경의 죽음은 개죽음인가」,「운동권학생들 좋은 건수 잡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냐」는 얘기 등등이었다.

이와같은 의견에 대해(답변이라고나 할까) 나 나름대로 몇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학생들이 화염병과 돌을 던지니 어쩔 수 없이 전경도 최루탄과 지랄탄을 쓸 수밖에 없다고 정권에서는 강변하지만 4일, 9일 비폭력평화시위에 참가했던 나와 그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구 쏘아대던 사과탄, 지랄탄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전경은 고참이 시키니까 할 수 없이 쏘아댄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우리는 무엇때문에 화염병을 던지는 것인가? 과격한 운동권이기 때문에, 싸움이 좋아서, 최루탄 맡는 것이 좋아서인가? 결코 아니다.

단순히 몇몇 백골단이 죽인 것이 아니라 대간첩작전수행이 본래 임무인 전경을 시위진압에 몰고있는 정권의 살인인 것이다.

이러한 정당한 주장을 운동권이 좋은 건수 잡았다고 하는 낙서에 대해 가슴아픔을 느끼면서 일련의 사건에 대해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 사전에 귀를 기울이고 깊이 고민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체대학우의 이야기를 듣고자 실시했던 화장실 낙서작업 등 여러사업에 앞으로 더욱 많은 참여와 비판을 바란다.

임지연 (체육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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