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참가한 집회
처음 참가한 집회
  • 이대학보
  • 승인 199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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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옆 학우가 힘의 원천
29일 난생처음으로 집회를 경험하였다.

「고강경대열사 폭력살인 규탄과 공안통치분쇄를 위한 범국민결의대회」라는 긴 명칭의 집회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비민주적인 나라이며, 얼마나 많은 모순들이 내재해 있는가를 알게 해 주었다.

너무나 새로운 경험, 직접적인 부딪힘, 모든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오후 4시40분, 신촌로타리와 연대앞 사이에서 가두시위를 하며 연대안으로 들어갔다.

시위를 할때 옆에서 터지는 최루탄 가스, 따가움, 메케함, 몸서리쳐지는 연기속에서 꿋꿋이투쟁을 계속하도록 하는 것은 바로 내 옆에서 나를 격려하는 학우들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난생처음보는 학우지만 그들의 대답한 행동이 나에게 용기를 주고, 나로 하여금 다른 동료들을 격려하도록 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아마 시위진압자들도 이 사실을 알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주동자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그러다 못해서 우리 학우의 얼굴에 정면으로 최루탄을 쏘아맞히고, 쇠파이프로 때려 죽이기까지 하는 것일까. 일상의 삶속에 파묻혀 우리에게 밀어닥치고 있는 경악할 일들을 무관심하게 방관자처럼 흘려보내지 말자고 이화인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지금은 충격과 분노에 떨며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실천을 냉철히 함께 모색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많은 이화인이 깨어나서 변화할 것을 믿는다.

한번도 집회에 참가한 적 없이 그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 일방적으로 학생운동을 매도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그날 집회는 돌 한번 던지지 않은 평화시위였지만 터지는 최루탄속에서 진행할수조차 없었다.

학생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의식이 깨어있다면 「과격시위 : 폭력진압」이라는 말도, 그 속에서 속출하는 희생자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