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골반뼈 부러진 수정이
팔·골반뼈 부러진 수정이
  • 이대학보
  • 승인 199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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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관심 필요한 때
4월 29일 이 날은 강경대학우의 추모식과 규탄대회가 연대에서 있었던 날이다.

예정시간보다 늦게 식이 시작되는 바람에 식이 끝났을 때는 이미 무척 어두워져 있었다.

우리는 정문을 통과해 평화대행진을 하고자 하였으나 엄청난 수의 전경들이 이미 정문에 배치되어 있었다.

게다가 평화시위를 예고하고 화염병 하나 들고 있지 않았던 학생들에게 엄청난 양의 최루탄과 지랄탄 세례를 그치지 않았다.

그 중 세브란스 병원쪽에 모여 있던 서부지구 학우들은 서강대학우들을 선두로 함께 세브란스 병원의 정문을 뛰쳐나가 전경을 뚫고 거리로 나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와」하는 함성과 함께 서강대 학우들이 몇 발자욱 뛰어나가자 전쟁을 방불케 하는 폭음소리와 함께 지랄탄이 쏟아져 내리고 사방엔 자욱한 연기로 뒤덮히게 되었다.

눈물, 콧물, 최루탄 연기가 뒤범벅이 된채 제대로 숨한번 쉬고자 연대안으로 뛰어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정이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채 뛰어가다 발을 헛디뎌 4m아래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누군가가 밑으로 떨어져 『살려달라』고 하는 자그마한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 가기까지 아비귀환의 상황에서 그 학우가 바로 우리과 친구 수정이인줄 모르고 있었다.

뇌에는 아무 손상이 없지만 팔과 골반뼈가 부러져 수술과 함께 2개월간 입원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강경대학우의 죽음에 잇단 세 학우의 분신자살, 과친구의 부상,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단순한 생명에 대한 동정과 같은 친구라는 연민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 사건이 아닌 것이다.

평화시위에서까지 살인무기를 난무케하는 폭력전경, 그것을 움직이고 조종하는 현정권,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나와 동떨어진 사건이라고 무관심해져 버리면 학우들의 죽음과 분신은 계속될 것이고 병원에서 수정이는 더욱 아파할 것이다.

이대부속병원935호에서 힘들어 할 수정이의 빠른 완쾌를 바란다.

많이 문병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