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라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지 벌써 한달하고도 반. 그동안 나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무엇이 진실인가」하는 의문이었다.

고등학교 3년간 내가 듣고보아온「진실」들에 대한 믿음이 대학에 들어와서 마구 흔들렸기때문이다.

잘못된 것이 있다는 점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학에서 비춰진 이 사회에는 하나에서 열까지 올바른 것이 없었따. 그렇게 사회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게 되면서 곧, 사회를 편협함없이 보고싶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바로 이러한 생각에서 전대협 사수대에 참가했다.

무섭고 멀게만 느껴졌던 학생운동 역시 사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용기있는 실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한 학생운동을 총괄하고 있다는 전대협을 가까이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다.

사수대는 각 지역별로 10여중대로 나뉘었는데 우리는 첫 순서로 10일에 참여했던 사수대원들과 새롭게 결합하여 그 결의를 다지는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1박 2일의 일정은 11일 각대학별 결의 발표, 분임 토의 그리고 12일 야간 규찰, 선전전 등으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왜 전대협을 사수하는가」라는 점에서 회의가 생겼었는데 이는 나와 전대협을 격리된 각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의 대회가 진행되면서 사수대를 위해 모인 이들이 얼마나 순수한 열정으로 전대협을 신뢰하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전대협을 세울 수 있어야 하고 그 전대협이 나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 나와 그들이 분리된 각각의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진정 느끼게 되었다.

사수대에 오기전에는 학생운동은 그저 허공에 울려 퍼지는 메아리처럼 보였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운동을 하는 사람들 내에서 조직적으로 운동을 행해 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음을, 또한 그들을 이끌어주는 구심점이 되는「전대협」이 굳건히 자리함을 알게 되면서 너무나 작기만한 나에 의한 운동 역시 이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자신감으로 함께 모인 백만학도가 이끌어가는 투쟁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

진리와 역사 앞에서 있을 진정한 심판의 그날까지. 김아영(사회·1)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