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또다시 4.19라는 엄청난 함성앞에 섰다.

수많은 민중들이 독재타도를 외치며 불같은 함성으로 그들과 대항했던 바로 그 날. 나는 31년전 그날의 그 함성을 저마다 가슴 가득히 민주의 열망을 담고 자리한 동아리인들의 힘찬 함성속에서 듣는다.

동아리연합회「진달래 함성제」예선을 준비하면서 많은 동아리인들이 4.19의 의미를 공유하고, 또 그 내용을 개사곡에 담아 서로의 의지를 확인했다.

노래연습을 통해 분과별로 그 결속을 단단히 했으며 특히 내가 속해있는 사회분과에서는 분과인들이 이후 4.19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토론을 하기위해 일정을 잡고 더욱 힘있게 연습을 했다.

「진달래 함성제」를 통해 쏟아지는 그 숱한 함성들, 그것은 바로 그날의 함성, 그날의 민주화 열기를 그대로 담아낸 동아리인들의 의지의 소리이리라. 작년과는 또다르게 다가오는, 또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4.19 방관자의 입장에서는 그 어느 것도 뼈저리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나는 작년 그리고 올해의 내모습을 비교해보면서 다시금 깨닫는다.

그러면서 지금 이화 내의 많은 방관자적 모습을 하고있는 학우들과 아직은 어릿어릿하기만한 신입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일이 자기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이유는 자기 스스로가 그렇게 느껴보려 하지 않기때문이라는 것이다.

4.19의 의미도 이렇게「진달래 함성제」등과 같은 장에 참여해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지 역사속에 묻혀진 하나의 사건에 지나지않고, 지금 우리가 뿌리박고서있는 현실속에서 어떻게 그 의지를 계승해서 투쟁해 나갈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기회는 적어지기 마련이다.

바로 참여 속에서 실천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이화인들이 피부로 절감할 때 우리의 모든 행사는 단지 행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실천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4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특히 4.19 주간에는 마라톤을 비롯한 많은 교내 행사들이 있고 국민대회, 서총련 진군식 등의 중요한 일들이 있다.

이제「진달래 함성제」를 통해 함께 공유한 내용들을 더 넓게 풀어 놓자. 그리하여 4월을 잔인한 달이 아닌 함성으로 가슴 벅찬 달로 우리들 하나하나에게 새겨놓자. 이은경(국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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