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허무주의 딛고 「정치토론회」합시다 바람이 몰아치고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지자제 선거날, 우리는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무투표로 당선된 기초의회 후보들의 얼굴을 지켜보았다.

맞벌이 부모가 일나간 집에서 참변을 당한 세쌍둥이의 일로 세상이 떠들썩한데 「물이 썩었으니 OB맥주나 코카콜라를 드십시오」라는 독점재벌의 손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거리낌없이 거래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요란했던 지자제의 광풍속에서 우리는 등록금투쟁과 당면 정세와의 올바른 결합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럴때조차 지배권력은 체제안정화의 구도를 계획대로 착착 진척시키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설계도는 이러하다.

87년 이후 잠시 열려졌던 민주주의 공간을 차단시키며 민중은동에 철퇴를 가하는 한편 끊임없이 동요하는 중간층을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즉 한 쪽으로 지자제라는 선거의 환상을 유포시키고, 또 한쪽으로는 민중의 민주주의에 대한 투쟁을 원천봉쇄하여 사실상 지배권력을 위한 「자유민주주의」를 창출하는데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배권력의 월등한 힘의 우위앞에서 민중운동진영의 침체를 딛고 일어서서 지배세력의 의도와 본질을 알려내야 할 역할이 우리 청년학생들의 어깨 위에 놓여있다고 본다.

따라서 음대와 미대 학생회에서는 현정세에 관한 객관적 해석과 이에 따른 우리의 대응이 시급히 요청되는 상황속엥서 「정치토론회」라는 열린공간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광범위한 실천을 모색하려고 한다.

정치토론회에 보다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이미 제안서가 배포되었고 이 속에서 사전 소규모 토론회를 가질 것을 권장하였다.

정치토론회는 91년 상반기 정세에 대한 기조발제에 이어 질의·응답의 순으로 자유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정치 토론회는 8일(월) 오후 5시 가정관 318호에서 열릴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음대학생회장 김축복(종교음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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