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허무주의」 극복할때 아닌가?
이제 「허무주의」 극복할때 아닌가?
  • 이대학보
  • 승인 199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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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권자가 썰렁한 유세장을 후보와의 친분관계로 인해 마지못해 참석했다.

유세내용은 지역문화개발, 노인정설립 여러분의 심부름꾼등.... 무주택 서민으로 몇십년을 살아온 그에게 몇백억을 로비자금으로 썼던 수서사건의 충격이 아직 찜찜하게 남은 탓도 있지만 4월 임금인상투쟁을 힙겸제 준비하는 남편과 감자 몇개, 오이 몇개 사고나면 사라져버릴 주머니속의 오천원지폐를 생각하면 반장선거 같은 유세장을 빠져 나오고 싶었다.

착잡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천원권을 헐어서 신문을 한장 샀다.

뿌연 최루탄속에 서울역 앞을 가득 메운 시민학생들 시위기사가 실려있었다.

박노해 구속 기사와 함께... 앞의 짤막한 글은 기초의회선거 진행중인 현재, 4천만 민중의 상태를 나름대로 서술해본것이다.

지자제 분리선거, 기초의회 조기실시 방침은 수서비리 사건이 청와대와 평민당으로 확산되어가자 안정적인 권력재편을 시도하는 노태우정권과 차기집권을 노리는 보수야당이 또한번의 합작품으로 내놓았다는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사실 노태우정권과 보수야당의 합작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91년의 상황이란 추곡수매가, U R 저지는 온데간데 없이 오로지 「지자제 협상」과 「화염병 처벌법 처리」만 외쳐댄 임시국회가 그 단적이 예가 아닌지.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앞서 서술한 유권자의 모습에서 드러난 팽배한 정치적 허무주의를 어떻게 반민자당 투쟁으로 끌어올릴 것인가이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기초의회는 수서사건이 마무리 되지 앉은채 실시되므로 참여하지 말아야 하지만 광역의회에서는 적극 참여하여 민중스스로 정치적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진보적 민중대표를 당선시켜야 한다』 광역의회 선거때는 수서 진상 규명이 된다는 전제에서 하는 말인가? 이것은 근본적으로 지자제는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환상에 젖어 있음에 다름 아니다.

오히려 박노해 구속, 「조국통일조직사건」조작등을 통하여 학생운동과 민중운동을 탄압하고 민생고는 하나도 해결하지 않은채 지자제의 환상을 유포시키는 노정권과 보수야당에 맞서 대중투쟁을 호소하는 자만이 진정한 민중대표임을 가르쳐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린 행동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을때 앞에서 서술한 유권자는 16일 시민, 학생 가두시위를 또하나의 사건이상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지자제분리선거의 반민중성과 노정권타도에 대한 총학생회의 성명서, 교문선전전, 가두시위가 절박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