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저녁신문과 뉴스의 흥분된 앵커맨은 어마어마한 무기(?)를 소개하며 치안본부가 개강과 함께 들끓은 학생폭력범죄집단을 일망타진했다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상기된 얼굴로 등장한 치안본부장은 어떠한 폭력도 불허하겠고 이제 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국민에게 동정심을 샀던 학생시위도 ㅇㅇㅇ학생이나 ㅇㅇ대학 「××파 소속 누구」라고 부르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지난 8일 전후의 화염병시위에 최고 사형까지 불사하면서 「폭력」에 대한 증오심을 표방한 것이다.

아니다다를까 개강을 앞둔 우리 학교앞에도 「폭력」사전 방지엄포격인 전경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유유히 걸어다니면서 우리를 겁주고 있다.

어디 이것뿐인가? 지난 90년부터 「자민통」등 조직사건을 터뜨려 우리의 선배를 하나둘씩 잡아넣고, 우리의 자치기구인 학생회를 범죄집단화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폭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악」을 떠올리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폭력이 진정으로 「악」으로 치부될 수 있는 가를 반문해 본다.

요즌 한참 떠들어 대고 있는 수서택혜 사건을 보면 재벌을 살찌우고 결국 무주택자에겐 아무런 혜택을 주지않았음이 명백해진 이 마당에 사회구조와 이것을 폭력적으로 보장하는 지배계급에 대한 투쟁이 폭력일반으로 매도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단순히 어떠한 폭력이 진정한 폭력인가라는 관념적 논쟁으로만 머물수 없게 한다.

왜냐하면 지금 정권이 다시 폭력에 대한 전면 전쟁선포를 내놓은 이유와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로 생각이 모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민자당 창당 1주기에 맞춰 거리 곳곳에 붙은 플랭카드는 「합당으로 정국안정, 지자제로 민주진전」이라는 글귀가 우리의 눈을 현혹했다.

합당을 통해 정국안정을 이루어 냈다는 전자의 문구는 바로 민중들의 정권에 대한 분노와 투쟁을 강력하게 막아내고 있다는 의미이고 보면 후자의 문구인 지자제를 통해 민주진전이라는 말은 무색한 것이다.

즉 그들은 오히려 그들의 민주에 대한 전면적 탄압을 선거와 의회를 통해 가리우고 민중의 분노를 여과시켜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이러한 본질은 바로 지금의 학원에 대한 탄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지금의 「수서정국」으로 대표되는 정국을 지자제등을 통해 다시금 보수야당과 굳게 손을 잡고 이것을 통해 민중의 분노를 여과시켜 내겠다는 것이며, 한편으로는 이것에 대해 투쟁하는 4천만 민중을 「폭력에 대한 증오심」이라는 허울을 쓰고 전면적으로 탄압하겠다는 것이다.

최은화(사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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