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희망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3년째 접어들고 있다.

그간 내가 받아본 「이대학보」는 얼마 안되지만 올해로 벌써 창간 37주년을 맞이하고 발행호수가 이미 9백대를 넘어서고 있으니 이화의 변천과 발전을 지켜온 산 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여러가지 면에서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내가 이화의 한 식구가 된 후 보고 느낀 몇가지 점을 감히 말해보고자 한다.

대학신문이라 하면 대학내의 소식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그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즉 정보와 여론을 확대하고 집합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입학 직후 내가 받아본 학보들은 뭔가 나의 생활과 동떨어진 느낌을 주었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대다수 학생들에게보다는 주로 총학생회의 움직임에 촛점을 맞추는 것들로서 학보 자체가 어떤 편향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교내의 학생들이 독자들인 이상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각양각색일텐데 매번 받아보는 기사들은 그게 그런 것같은 인상을 주었다.

(물론 우리 학교가 타학교에 비해 교내 움직임들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은 나도 인정하는 바이지만) 때론 이념이나 이론의 선전장으로서 도구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주제나 개념이 어렵거나 생소하여 이해하는데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게 하기보다는 일방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그러던 중에 모니터제도가 새로이 도입되고 그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학보에 어떤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매체혁신」이 그것이었다.

독자가 없으면 신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기자들의 능력 신장과 함께, 조직 개편으로 여론매체부와 모니터제도를 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때문인지 학보에 실리는 내용들이 전과 달라졌다.

첫째는 독자의 참여기회가 확대되었다는 것이고 둘째 기획기사가 좀 더 짜임새있고 많은 이의 공감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을 통해 알 수 있게 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보도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야 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대학보는 새로운 모습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전보다는 많은 학생들이 호응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이 보다 더 조직적으로 신문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끔 유도하여 전체 이화인을 대변하는 대중매체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대학보가 대학생활에서의 자유·정의·진리를 위한 선도적 역할수행과 올바른 사회발전을 위한 비판, 견제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는 동시에 바른 대학문화 정착을 위해 지금과 같이 늘 최선을 다해줄 것을 바란다.

그리고 늦게나마 창간 3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두서없이 써 본 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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