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교를 들어선 순간, 나에게 들이미는 선거팜플렛을 보며 야릇한 감정에 젖어 이화광장을 걸었다.

갖가지로 내건 많은 공약들과 선거운동은 해가 갈수록 더욱 활발해지는 것 같다.

이런 「난리」를 세번이나 치르면서, 내게는 이제 이화를 이끌어 갈 총학생회장단을 마지막으로 뽑는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다.

많은 선거공약에 유혹되지 않고 진정으로 우리 이화를 올바른 이 시대의 주인공이 되도록 이끌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생각이 올해는 나에게 유독 강하게 든다.

그것은 이제는 내가 떠나고 없을 이곳, 이화에 계속 올바른 뜻을 심겠다는 의지와 선배로서 후배에게 거는 기대 때문이다.

멋모르고 들어온 이곳에서 지난 4년ㄴ간 나는 많은 것을 배웠으며 이제는 자신의 또렷한 목소리를 지닌 성인이 되어 교문을 나서야 한다.

후배들에게 이곳에서 내가 경험했던 갖가지일들과 「특권」(?)을 물려주자니, 무척 아쉽고 슬픈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그러나 최루탄 날리는 신촌 한 구석에서 언제나 조용히 지냈던 선배로서 사각모를 쓰게되는 날까지 이화와 후배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들은 나의 소중한 일부임을 새삼스럽게 느꼈기 때문이다.

내리는 비속에서도, 학교 구석구석까지 뛰어다니며 선거운동을 하는 후배, 동료를 보며 어떤 신뢰감과 많은 정을 느낀다.

우리 이화인만이 느낄수 있는.... 비록 내가 이화를 떠나 있더라도 손에 끼여진 졸업반지가 부끄럽지 않도록 그들이 행동하리라 믿으며, 많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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