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작은 공간은 어디에…"

단풍과 낙엽이 한창인 이화의 캠퍼스에서 이젠 볼 수 없게 될 건물이 있다.

학관과 사대 교육관 사이의 목공소 건물이 방학기간 동안에 철거되리라는 얘기다.

종종 동창회, 바자회 등이 열려 깜짝 장터로 변신하기도 했던 곳으로 기억되는 이 건물엔 차고와 창고가 1층에 있고 2층엔 기술실과 목공소가 있으며「연랑서도회」, 사대사진반「미낭」,「사대산악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곳에 위치한 동아리들이 앞으로 차지할 모임방의 행방이 묘연하다는데 있다.

더구나 학교측의 작업실까지도 지금의 넓은 공간은 뒤로 한 채 구석진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풍문까지 들리는 데는 이 건물에 적을 둔 우리로서는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대부분이 교수실로 이용될 새 건물 안엔 기존에 이곳에 있던 원주민(?)들의 자리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학교측의 태도이고 보면 그 외의 적당한 공간에 학생들의 복지공간인 동아리방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바람이다.

대학문화의 상징인 동아리 문화, 비록 이 곳의 모임들이 취미를 위한 동호인의 모임이라는 한계를 지녔더라도 이화의 한 구성원으로 작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학교 측에서 최소한 마련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학내의 복지시설로 식당, 매점 등 빠질 수 없는 문제도 많겠지만 동아리방 문제는 그 중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더욱이 진정한 대학문화를 이화에 심겠다면 동아리 모임을 위한 학교 측의 많은 배려는 학생복지차원 이상의 문제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아직 철거되지 않고 있고 또 학교 측이 이곳의 동아리 모임방에 대한 깊은 고려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김미정(교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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