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특히 방송·출판계의 성상품화와 여성상의 왜곡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녁에 출근하는 여자」라는 그래도 조금은 은유적인 말이 유행하더니, 요새는 아예 드러내놓고 선정적인 문구를 사용하여 고기덩어리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여성상을 팔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소위 대학생활의 꿈과 낭만을 다룬다는 드라마에서, 혹은 바른 애정상을 구현하겠다는 애정물에서 여자는 여지없이 뇌세포가 하나밖에 없는 인간형으로 나타나고야 만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덜떨어짐」이 「순수」로, 「소심」이 「여성다움」으로 비칠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통탄할 일은 이젠 그러한 모습들에 대해 여자들 자신이 아무런 의심도 없이 즐기고 있는 것이다.

비록 「여성다움」에 대한 개념이 남성의 이기주의와 여성의 체념이 빚어낸 허구적인 것일지라도 이것의 잦은 등장으로 말미암아 왜곡된 여성상이 사회속애서 통념화된다면 이것은 큰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말로 가치있는 여성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각자가 다들것일지라도 연약하고 보호해주고 싶은, 다시말해서 순전히 장식적이며 효용가치라고는 없는 인간이라는 대답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사슴」도 아니고 「여우」도 아닌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바라보는 바른 시각이 요구된다.

권오숙(약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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