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대해 생각할 계기돼

『영란이 학생! 아르바이트 기간이 얼마정도 남았지?』항상 맡은 일을 야무지게 처리하시는 이주님이 갑자기 물으신다.

내가 일한지가 그렇게 오래 되었나 생각하며 손가락을 꼽아본다.

어벙벙한채(?)동사무소 직원들을 소개받던 날이 며칠전의 일같다.

시간도 많이 소비하고 보수도 다른곳에 비해 싼 관공서의 아르바이트를 굳이 돼 하느냐는 친구의 말에 절실하게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두세군데의 과외아르바이트가 「아르바이트」라는 의미에 있어 얼마나 부합할수 있느냐, 또 너무 쉽게 돈을 벌었을때 돈에 대해 어떠한 가치관이 생길까 등등 과외 아르바이트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견해를 강력하게 피력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벌써 2주일이 넘었다니. 주민등록 등·초본을 발급하느라 콧등에 땀이 마를날 없는 ××씨. 영세민과 장애인 복지에 매일 골치가 아프다는 ◇◇씨. 이젠 모두 익숙한 얼굴이다.

관공서의 일이 힘들다는 선배언니의 조언이 말그대로 나타나 처음엔 힘들었다.

매일 계속되는 단순히 글씨쓰는 작업,설문조사. 하지만 생각하면서 산다는 커다란 기쁨이 아침 출근길을 재촉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이 동은 서울시에서 가장 낙후된 곳중 하나로 다른 동보다 많은 영세민, 신문에서만 보아왔던 입주권을 얻기위해 위장 전입한 사람, 무허가 건물등이 있는 곳이다.

설문지를 내밀때 과민한 반응이나, 문맹임을 내비치시는 40대의 아저씨, 아주머니들. 자기의견을 내비치시는데 왜이리 과민반응을 일으키시는지. 단지 교육수준에서 파생된 문제는 아닌데. 이번 아르바이트는 나에게 주변 사람들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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