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제, 퀴어영화제 이어 개최 위기

27일(토)~10월4일(토) 열릴 예정이었던 제2회 인권영화제가 상영공간이 없어 개최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영화제에서는 지난 4월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렸던 제2회 서울다큐멘터리 영상제에서 중국과의 관계악화라는 이유로 상영이 봉쇄됐던 ‘태평천국의 문’을 포함, 히브리어로 절멸을 뜻하는 유태인 박해를 다룬 ‘쇼아’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애초에 장소로 내정되었던 동국대, 뒤이은 기독교 연합회관, 그리고 홍익대 등등으로부터 영화제 자체와 뚜렷한 관련없는 갖가지 이유로 공간대여 불허 통보를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공간 중 대학 사용 불허는 해당 대학 총학생회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에 가입된 것을 이유로 한 상부관련기과능로부터의 공문하달 압박 등이 이유라소 한다.

이는 연세데 동문회관을 빌리지 못해 홍익대앞 록클럽 등지에서라도 상영을 강행할 예정이었던 제1회 퀴어영화제와 마찬가지의 경우로 보인다.

퀴어영화제는 19일(금)~25일(목) 포스트 차움극장, 푸른굴 양식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윤리 위원에서 동성애를 주제로 다뤘다는 이유로 상영불가 판정을 받은 상영작들이 검열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잇단 영화제 무산은 사전심의 위헌결정의 이면에서 진보적인 문화생산물들이 대중과의 소통을 어떻게 거부당하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예가 된다.

직접적인 심의가 아닌 공간대여 불허의 형식으로 검열 아닌 검열을 받게되는, 그리고 이를 어길시에는 법적 조치를 받게 되는 이런 상황을 돌파할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특히 이번 사태는 제1회 인권영화제가 학내 위원회와 연계해 본교에서 치뤄졌던 것을 상기해 볼 때 이제는 대학에서조차 이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이다.

현실 사회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늘 한발씩 앞서나가는 대학의 기능은 죽은 것인지 일련의 현상속에서 대학이 처한 위치를 보며 다시 한번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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