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 대토론회, 한국 사회안에서의 서울대 역할 논의

“서울대는 과거에는 ‘모든 것’이었고 현재는 ‘어떤 것’이고 앞으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것이다.

” 지난 29일(수) 교수협의회(교수협)의 주최로 열린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는 무엇인가’ 토론회의 마지막 순서인 종합토론에서 최갑수 교수(서양사학과)는 서울대를 이렇게 평가했다.

최 교수는 “오늘처럼 관변적인 모습을 보여준 날이 없다”며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서울대 비판을 수용하고 우리는 ‘서울대가 무엇인가’에 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 지적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서울대 보호"로 일관 이날 토론회는 ‘서울대 폐교론을 비롯한 학내외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서울대의 현재 위치를 돌이켜 보고 자성하는 자리를 갖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권영빈 「중앙일보」 편집인 겸 부사장이 “교수 연구의 낙후성, 학교 재정의 부실, 고시열풍에 쌓인 학생 등으로 인해 서울대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대학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교수들은 여전히 “SCI 34위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적적으로 이룬 성과다”, “국고 지원은 국내에서 비교하고, 연구 성과 등은 국외랑 비교하면 안 되지 않느냐”, “비용을 많이 들여야만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서울대 보호’로 일관했다.

이에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정리발언에서 “오늘 토론회를 통해 강한 서울대 중심주의를 느끼고 사회의 경쟁 논리가 여기서 그대로 발현되는 것을 봤다”며 “무조건 돈을 원하면 안 되고 구체적으로 어디에 쓸 것인지 우리 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남두 교수(철학과)는 “기득권의 재생산 기지가 돼 가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단호하게 ‘아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가치를 생산하고 이에 맞게 서울대생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학생 대표로 참석한 총학생회장 박경렬씨(응용화학부ㆍ98)는 “서울대의 운영체제에 학생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서울대의 발전 방향으로 제시되는 것들과 학생들 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배준범씨(외교학과ㆍ석사과정)는 “사회보다 관악구에서 서울대는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사회ㆍ환경단체의 얘기를 듣는 창구가 없는 것은 관료적인 태도”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대가 나아갈 방향은 ‘기초과학 육성과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주장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공계 학생을 위한 교양과정이 확충돼야 하며, 학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교과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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