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는 우리 역사의 대표적 제국지향 국가
중국은 오래 전부터 고구려사를 중국의 변방지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집안지역 유물복원 등 고구려 유적지 재정비 작업을 통해 고구려 유적지를 중국의 명의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문제가 부각됐다.
?? 이전까지 중국에서는 고구려가 평양으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를 중국사라고 주장해 왔으나 이제는 평양천도 후의 고구려의 역사도 모두 중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수민족분리운동의 시작을 막고 나아가 중국의 붕괴를 막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만약 남북통일이 이뤄져 구심력을 갖게 되면 현재 옛 고구려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중국은 고구려사를 자국사로 편입시켜 정치적인 면에서 민족의 통합과 단결의 목적을 달성하고 이후에 있을 영토에 대한 문제를 차단하려 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에서 고구려가 갖는 의미에 대해 우리역사문화연구소 김용만 연구실장은 “고구려는 우리 역사에서 대표적인 제국지향적 국가로서 우리의 비전을 제시해준다”고 말한다.
??고구려는 말갈과 거란 등의 소수 민족을 통합하려고 노력했던 제국적 국가였다.
중국의 논리에 따라 고구려의 역사가 중국사로 편입된다면 우리의 역사는 계속해서 왜곡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 한국이 외세의 간섭 없는 자립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왜곡된 역사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김 연구실장은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번 문제는 단순히 고구려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김 연구실장은 이 문제의 원인을 현재 역사연구와 인문학에서 찾고 있다.
이 문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대사에 대한 지원을 통해 연구활동을 활성화하고 다소 사변적이라는 인문학에 대한 경직된 인식을 바꿈으로써 해결해 갈 수 있다.
김 연구실장은 인문학에 대해 “인문학자도 자신의 학문적 성과가 사회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학문의 유용성 또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는 선택되는 과거의 사실로서 의식과 긴밀히 연결되는 장기적 의미의 정치학이다.
고구려사에 대한 우리의 의미 부여는 동북아시아의 다원성을 지키는 일로 이어진다.
김 연구실장은 “중국은 고구려를 변방의 한 국가인 객체로 취급함으로써 고구려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따라서 고구려가 중국사로 취급되는 것은 고구려 자체의 불행이기도 하다”며 고구려 역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한 학문적, 외교적 부문의 냉철한 대응이 요구된다.
조아라 기자ltree@skku.edu <중국역사 왜곡 공개토론회> 한·중 역사 전쟁 “고구려(史)가 위험하다” 지난 달 31일 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는 나눔문화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중국 역사왜곡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과 중국의 고구려사에 대한 연구현황을 점검하고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고려대 최광식 교수는 “이번 문제는 고대사의 정체성 문제와 연관지을 수 있다”며 “삼국지 위서 동이전을 비롯한 중국 측의 역사적 기록에도 당시 중국이 고구려를 다른 민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또한 고구려사와 한국사의 밀접한 연관성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동명왕편 등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를 동시대의 역사로 함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며 중국사와 고구려사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한국외대 여호규 교수의 ‘고구려사 연구의 한·중 역사인식의 접점과 근거’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여 교수는 “중국의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에서 이 문제의 근본을 찾아볼 수 있다”며 “중국은 고구려사가 중국사라는 주장의 논거로 고구려 멸망 후 유민의 1/4이 한족으로 편입됐고 신라로는 유민의 1/7만이 이주했을 뿐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으로 건너간 고구려 유민들이 흡수·통합된 데에 비해 우리 민족문화에서는 고구려의 문화가 융합되는 모습이 보인다”며 중국 측 주장의 오류를 지적했다.
또한 “중국 측에서는 고려가 고구려의 계승자라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으며 사료의 자의적 해석으로 과거의 역사를 현재를 위해 재해석함으로써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북공정 프로젝트와 중국의 상황’에 대한 동아대 윤휘탁 연구교수의 발표에서는 “이번 문제는 새로운 형태의 중화주의의 발현”이라며 중국영토에 있던 모든 민족을 중국민족으로 포함시키는 중국의 중화민족 개념이 고구려 문제를 발생시킨 계기가 됐다고 보았다.
또한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대해“고조선, 고구려, 발해사를 중국사로 주장하기 위한 대응논리를 개발해 이후의 국경과 영토 분쟁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함, 조선족의 민족정체성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함, 그리고 나아가 동북아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고 말했다.
교과서운동본부 이수호 상임대표는 “과거를 분명히 하는 것은 주변국가와의 평화의 문제”라며 “우선 고구려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의 등재를 위한 남북공동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연구와 운동을 연계해 활동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구려사 문제는 한국사 전체에 대한 왜곡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학계와 시민단체, 정부측이 함께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자리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