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의 대학생활 동안 치열하게 죽음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장례지도사를 꿈꾸는 서울보건대 장례지도과 2학년 강형구, 김상훈, 박승준, 용진석, 이선재, 이우열씨를 만나봤다.

­장례지도사는 어떤 일을 하나. = 사람의 죽음과 그 전반에 관여하는 직업을 뜻하는 Funeral Director를 직역해 우리 말로 장례지도사라는 말이 됐다.

장례지도사는 사전·현장·사후 3단계에 걸쳐 장례를 돕는 사람을 뜻한다.

사전서비스는 호스피스처럼 죽음의 전 단계를 돕는 일이고 현장서비스는 시신위생처리를 하는 상례사처럼 장례현장에서 봉사하는 일이다.

사후서비스는 유가족이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고 새롭게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상담 치료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시체를 다룬다는 점이 무섭지는 않았나. = ‘인간의 죽음’과 같은 과목을 통해서 이론부터 단계적인 교육과정이 실시되기 때문에 시신을 접할 때는 이미 주검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게다가 학생들 대부분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시신을 무서워하는 사람은 없다.

내 어머니, 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면 귀신 운운하며 무서워할 사람이 있겠는가. ­공부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가. = 사람들이 죽음을 하찮게 여길 때 속상하고 화가 난다.

예를 들어서 죽기 직전까지 환자를 돌보는 직업은 의사 ‘선생님’이지만 죽은 자를 돌보는 직업은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은연 중에 죽음을 삶보다 못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한 번은 화장터에서 유명대학의 해부용 시신이 화장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시신 내부에 쓰다 버린 핀셋·가위같은 의료용 폐기물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만약 의대생들이 죽음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한 번쯤이라도 생각을 해봤다면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수업을 받으면서 죽음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있다면. = 화장터에 들어오는 시신들 가운데는 노인들도 있지만 우리 또래나 어린 아이들도 많다.

비슷한 나이 혹은 그보다 어린 사람들의 시신을 보면서 죽음은 결코 멀리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오늘은 너에게 죽음이, 내일은 나에게 죽음이’라는 말처럼 모든 사람의 삶 속에 죽음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것이 장례지도사의 의무이자, 나아가 우리 모두의 의무라고 생각하게 됐다.

­장례지도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 항간에서는 장례지도사가 높은 보수가 보장되는 유망직종이라고들 얘기하지만 장례지도사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한 존재의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의 의식을 조용히 돕는 존재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은 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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