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숨을 쉬고 심장이 뛰어야 살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상태를 의학적으로 ‘사망’이라 판정한다.

즉 팔 다리가 잘려 나간다고 해서 ‘죽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심장과 뇌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심하면 심근경색·뇌졸증·뇌출혈 등을 유발해 급사로 이어진다.

보통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임상적 사망과 생물학적 사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임상적 사망이란 심장박동과 호흡의 생명활동이 순간적으로 정지해 객관적인 혈압·호흡·체온·맥박을 증명할 수 없는 단계를 말한다.

이는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뤄지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생물학적 사망은 뇌·심장·폐의 생명유지 장기가 영구히 정지해 세포의 부패가 일어나는 ‘죽음’의 단계다.

임상적 사망에서 생물학적 사망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얼마나 빨리 응급처치를 실시하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이 향후 환자의 상태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호흡이 멈추고 4분 안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뒤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해도 뇌사로 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뇌사란 뇌 전체 기능이 완전히 정지돼 인공 호흡기로 심박동과 폐 기능만이 유지되는 상태로 되살아날 가능성이 없는 것을 말한다.

만일 심장이 정지해 소생술을 실시했는데도 30분이 지나도록 심장박동이 없다면 의사가 사망진단을 내리게 된다.

이 사망과 동시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체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첫째가 신체의 열을 주변으로 뺏겨 체온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 다음 피부에서는 우리 눈으로 시반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죽으면 혈액순환이 멈추게 되고 따라서 중력에 의해 무거운 성분인 혈구는 낮은 곳으로 가라앉게 된다.

이때 시신의 아래쪽 피부가 눌려 적혈구의 적갈색 빛을 띄게 되는데 이를 시반이라 한다.

또 사체는 딱딱해지는 경직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근육의 수축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자 각 관절들이 사망 할 때의 자세대로 굳어 버리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망 후에 나타나는 신체 변화는 부패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체가 미생물에 의한 질소 화합물의 분해로 유기적 상태에서 무기적 상태로 변하는 과정을 말한다.

부패는 뇌·위·장·간 등에서 시작돼 식도·혈관·인대·모발·골·치아 등 부패에 비교적 저항하는 장기의 순으로 일어난다.

(도움말: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어은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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