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예술이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천재 수학자로 등장하는 주인공 존 내쉬(러셀 크로우 분)의 대사다.

이는 수학이 음악·미술·철학·문학과 맞닿아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고신대 계영희 교수(컴퓨터과학 전공)는 “장르가 달라보이는 자연과학과 예술이지만 그 시대를 표현하는 시대정신이라는 점에서 상관관계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는 유클리드 기하학과 그리스 미술을, 르네상스 시대에는 사영기하학과 르네상스 미술을 서로 같은 수학적 맥락에서 설명한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한 과학자이자 미술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공식적인 수치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이 바로 모든 아름다운 것에 숨어있다는 황금비율 1:1.618이다.

또 20세기에 등장한 수학의 프랙탈 이론은 현대 미술에 적용되기도 했다.

프렉탈이란 부분이 전체를 닮는 자기 유사성을 말한다.

상추 잎을 자세히 보면 주름진 모양 안에 또 다시 주름진 모양이 들어 있는데 이런 닮음의 구조가 바로 프랙탈이다.

이를 이용한 네덜란드의 미술가 에셔(Escher)는 평행이동.회전.반사의 기법으로 독창적인 ‘테셀레이션(Tessellation)’이란 미술의 한 장르를 만들기도 했다.

수학의 개념은 음악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배재대 김성숙 교수(전산정보수학 전공)는 “수학의 발달에 따라서 음악도 발달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표현기호인 수를 통해 음악의 체계가 더 발전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이는 처음으로 음정관계를 수적 비율로 계산한 ‘피타고라스 음률’에서 시작됐다.

피타고라스는 집 근처 대장간에서 들리는 쇠 다듬는 소리가 어떤 때는 화음을 이루다가 어떤 때는 불협화음으로 들리는 이유에 호기심을 품었다.

이로써 그는 인간이 조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때는 일정한 비를 유지하는 비례수치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음정 역시 수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음에 대해 느끼는 아름다움은 각 음들이 갖고 있는 정수비에서 출발한다.

여러 음의 주파수가 정수비가 될 때 비로소 특별한 화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으뜸화음 ‘도-미-솔’의 진동수를 비로 나타내면 1:5/4:3/2인데 이를 정수비로 바꾸면 4:5:6이 된다.

이 비는 딸림화음과 버금딸림화음을 계산해도 같게 나타난다.

이같은 수의 원리들은 건축이나 문학의 장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쯤되면 “수가 아름답지 않다면 도대체 아름다운 것이 어떤 것인지 난 정말 모르겠소”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는 헝가리의 천재 수학자 폴 에르디시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은 영감을 기다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예술분야와 다르지 않다.

이것이 수학이 다른 장르와 통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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