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성대결’,‘15살 소녀파워’ 지난 1월 골프선수 미셸위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PG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후 제약받던 여성 스포츠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적으로 스포츠에서 금녀의 벽을 깨기 위한 움직임은 1990년대 여성인권 확대 바람과 함께 시작됐다.

1996년 국제 올림픽위원회 주최로 열린 ‘여성과 스포츠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전세계 스포츠인들은 정책적으로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늘리자는데 합의했고 이것은 현재까지 국제 여성스포츠 발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여성 스포츠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경기 수가 늘어나는 등 그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여자축구의 경우 1991년 중국에서 제1회 여자월드컵이 열린 이래 회를 거듭할 수록 많은 나라가 대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작년 12월 독일 여자축구 선수 비르기트 프란츠가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페루자에 스카웃 되기도 했다.

남성 축구팀에 여자선수가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는 것은 남녀의 신체적 체력차이를 뛰어넘을만큼 여성 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밖에도 거친 스포츠의 대명사로 불리며 남성스포츠로 인식되던 아이스하키는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에서 여성의 참여가 공식 인정됐고 여자레슬링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상태다.

우리나라에도 3∼4년 전부터 남성 중심 스포츠에 여성 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1년 32세의 나이로 한국 최초의 여자 프로복서가 된 이인영 선수, 여자 레슬링의 유망주 이나래 선수 등은 남성만의 스포츠로 치부돼 온 분야에서 여성참여의 길을 연 인물들이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황인선 선수는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1세대로서 내가 할 일은 여성축구를 비롯한 여성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스포츠를 반드시 남성과 여성 경기로 나누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배드민턴·테니스 등에 이미 혼합복식이 있는 것처럼 다른 종목도 다양한 성별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체육과학연구원 고은하씨는 “개인경기든 팀경기든 두 진영 간의 체력 차가 크게 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남녀 비율에 대한 다양한 시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직도 ‘여자가 왠 운동?’이라며 미심쩍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잊고 있지는 않은가. 양말을 벗고 골프공을 쳐서 세계를 재패한 것도, 활시위를 당기며 세계무대의 중심을 꿰뚫던 것도 모두 여성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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