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스케이트 경기는 지적인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장 추한 광경이다” 이는 다름아닌 자유와 평등을 이념으로 한다는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이 한 말이다.

그는 여성이 스포츠를 한다는 것은 추하며 상스럽다는 이유로 여성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했다.

제1회 올림픽에선 여성의 참가가 불가능했을 만큼 여성은 스포츠라는 영역에서 소외되어 왔다.

직접적인 차별로 고대 그리스 시대엔 여성이라는 이유로 경기 관람조차 제한된 것을 들 수 있다.

그 대신 여성들은 헤라여신에게 바칠 목적으로 올림피아에서 그들만의 경기를 따로 개최했는데, 상대적으로 종목이나 수행과정이 소극적으로 이뤄졌다.

물론 그 후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여성의 올림픽 출전이 제2회 파리올림픽부터 가능해졌다.

하지만 지금도 몇몇 국가들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스포츠 무대에 나설 수 없는 여성이 5억명에 이른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육상 1500m 금메달을 딴 알제리 여자선수는 ‘전세계 남성 앞에 다리를 내놨다’는 이유로 살해위협에 시달리다 미국으로 망명하는 일까지 있었다.

스포츠 시설 사용에 있어서도 여성들은 제한을 받았다.

영국의 크리켓 연습장은 212년동안 여성들에게 문을 닫았다가 1999년이 되어서야 제한적으로 여성회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내셔널골프클럽도 소유주의 권한이라며 여성회원은 받지 않고 있다.

우리학교 홍양자 교수(사회체육학 전공)는 ‘여성 엘리트 스포츠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논문을 통해 “여성 엘리트 스포츠를 발전시키려면 여성 스포츠 전용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접적 차별 중 하나인 유니폼 문제 역시 여성단체나 선수들로 부터 많은 지적을 받은 것 중 하나다.

여자 농구의 경우 1998년 여름리그부터 몸에 붙는 일명 ‘쫄쫄이 유니폼’을 입다가 2000년 겨울에 예전 복장으로 다시 바꿨다.

배구의 경우도 1999년 부터 2년 동안 인기 만회 이유로 몸매가 상당 부분 드러나는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19일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은 “여자 축구선수들이 좀더 여성적인 유니폼을 입어 스폰서의 관심을 끌 필요가 있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스포츠 영역에서 여성을 볼거리로 취급하는 현상은 응원문화에서도 볼 수 있다.

남자선수를 응원하는 여성은 남성들의 경기에 흥미를 더 하는 존재로 취급될 뿐이다.

‘IF’편집부 백애리씨는 “여자 치어리더들은 섹시함만 강조한다”며 현재 응원문화를 비판했다.

게다가 스포츠를 보도하는 미디어도 여성을 볼거리로 왜곡하는데 일조한다.

여성 스포츠는 보도량 및 방영기회가 남성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적고,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성차별적 발언도 종종 등장한다.

한 예로 조선일보는 지난 2일 미국 슈퍼볼대회 하프타임에 열린 ‘란제리볼’(여자 모델과 배우가 속옷을 입고 풋볼을 하는 이벤트)을 ‘남성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화끈한 특별 이벤트’라 묘사하고 있다.

스포츠 조직의 대표가 대부분 남자라는 것도 문제다.

국제적 스포츠 조직인 국제올림픽위원회와 국제축구연맹에서 각각 8명의 역대 회장이 있었지만, 여자 회장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또한 대한 체육회도 임원진 총 46명 중 7명만 여자라는 사실은 스포츠 내에서 여성의 입지가 좁음을 짐작케 한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스포츠 내에서 여성 지위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02년 월드컵의 경우 남녀노소 불문하고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을 펼쳤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스포츠를 남성만의 영역으로 독점하는 사람도 있고, 여성을 스포츠에서 이벤트를 담당하는 존재나 관람자로 치부하는 모습도 여전히 존재한다.

“여자라서 안돼”라는 말이 스포츠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될 때 스포츠에서의 진정한 평등을 꿈꿔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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