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획득한 총 49개의 금메달 가운데 여자 선수가 딴 메달의 수는 몇개 일까? 정답은 22개다.

특히 양궁과 핸드볼 그리고 배드민턴은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한 성적을 거두는 종목들이다.

이처럼 각종 국제 대회에서 여자 선수의 활약은 결코 남성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스포츠의 역사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종교적 관습과 사회적 인습으로 인하여 여성의 스포츠 활동 참여에 많은 제약이 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인 유교사상으로 인해 여성은 가부장적인 관습에 예속된 삶을 강요받아 왔다.

이러한 남녀차별 문화로 인해 여성은 철저하게 스포츠 참여에 제한을 받았고 여성의 놀이문화도 상대적으로 쇠퇴했다.

우리가 여성의 스포츠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성의 스포츠 참여율의 증가가 곧 여성의 삶의 질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향상됨을 의미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이르러 여성해방운동이 활발해지자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함께 비로소 여성의 스포츠 참여기회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또 ‘86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게임’ 등의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치루면서 여성의 스포츠 참여는 더 확대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동덕여대 배소심 교수(스포츠학 전공)는 “여성의 인권과 여성 스포츠의 발전은 서로 상호적”이라며 “자신의 건강을 가꾸겠다는 여성 스스로의 의식 변화가 스포츠의 여성참여를 늘인 가장 큰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대중 스포츠에서도 이제 여성이 참여하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을 정도로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발표한 국민체육참여 실태조사에서 스포츠 및 사회체육 활동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1985년의 18.5%에서 2000년의 28.9%로 큰 성장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를 여성 체육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회체육학회 위성식 회장은 “사회 구조가 변하면서 여성이 자아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생기고 자연스레 스포츠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지금의 분위기를 막연히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지금도 교육현장에는 여성 스포츠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여학교는 건물을 늘리기 위해 운동장을 줄이고,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체육 수업의 참여도가 적다.

특활 활동에서도 남학생에게만 체육활동을 권장하는 징후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배소심 교수는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이 스스로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한다”며 “여학생들의 신체적 특성과 흥미에 적합한 프로그램과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대중스포츠에 있어 여성의 참여도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여성이 지도자로 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 실정상 여성 체육인이 결혼으로 은퇴하게 되면 이 후 체육계에서 평생직장을 가진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스포츠회 이덕분 회장은 “은퇴한 여성 체육 전문 인력을 재교육시켜 생활 체육계의 지도자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강조한다.

이처럼 여성 스포츠의 활성화 이면에는 아직도 바뀌어야할 많은 문제점이 남아 있다.

그 문제들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사회 제도의 개혁과 국가적 차원의 배려가 일부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일반 여성들의 의식 변화다.

여성 스스로가 권익을 요구하고 사회의 인식도 변화시키겠다는 적극적 사고를 갖는 것, 그것이 앞으로의 여성 스포츠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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