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형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며칠전 남동생이 농구할 상대가 없다며 투덜대면서 제게 건넨 말입니다.

전 순간 샘이 나기도 했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농구를 못하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순간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농구공을 잡을 수 있었던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은 체육시간에 늘 남학생은 축구와 농구, 여학생은 피구를 하도록 했으니까요. 처음부터 남자는 축구와 농구를 해야하고 여자는 피구를 해야했던 것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스포츠 영역에는 남자가 하는 스포츠와 여자가 하는 스포츠가 따로 있는 것만 같습니다.

어째서 처음부터 남자들만 축구를 하게 된 것일까요? 반수는 남자, 반수는 여자로 팀을 구성해 함께 경기를 운영한다면 훨씬 재미있을텐데 말이죠.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섹시한 옷을 입고 응원하는 여성 치어리더를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다보니 벌써부터 몸이 가벼워지면서 마구 움직이고만 싶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농구공을 하나 사러 가야겠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뭉쳐서 농구팀을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여자애가 무슨’이라고 핀잔주는 이들을 향해 멋지게 덩크슛을 날리는 제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동생에게 농구한판 붙자고 크게 외쳐보려 합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