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에서는 하루에 여섯 시간 일한다.

오전에 세 시간 일하고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 후 두 시간 휴식을 취한 다음 세 시간의 노동을 하고 저녁식사를 한다.

그들은 여덟 시에 잠자리에 들며 여덟 시간 잔다.

나머지 시간은 게으름이나 방종에 허비하지 않고 건전한 활동에 이용하는 한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대부분은 교육을 받는 데 여가를 사용하고 있지만 지적 활동에 재능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여가를 직업에 이용하는 것을 사회를 위한 봉사로 받아들여 진다.

­토머스 무어의「유토피아」중 프로이드 계열 심리학자들은 긴 노동시간이 쾌락을 억압하기에 노동시간 단축이 자유의 첫 번째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반영하듯 유토피아를 꿈꾸는 대부분의 사상가들은 노동시간 단축을 표방하고 있다.

철학자 마르쿠제는 컴퓨터 여명기인 50년전, 정보혁명이 자유시간과 노동시간의 관계를 역전시킬 것을 예언했다.

과학과 기술이 적절히 사용되기만 하면 인간이 공식적 노동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기술낙관론자들의 주장이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노동자들이 생산성 향상의 이득을 노동 시간 단축과 소득 향상이라는 성과로 취할 수 있게 된다면 근대 역사상 그 어는 때보다도 더 많은 여가시간이 존재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하지만 무노동의 시대로 진입함과 동시에 대대적인 실업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때 만약 남는 노동자들의 능력을 건설적인 목적으로 재활용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빈곤 증대와 무법천지가 도래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준비는 필수적이다.

근대성을 부정하는 극단적인 생태론자들은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 차라리 불편하게 살 것을 주장하지만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주류적 입장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나가면서 공익부문을 확충해 나갈것을 제안한다.

한국 노동사회연구소 윤효원 편집실장은 “봉사 등 사회에 필요한 공익을 위한 행위도 정당한 사회 노동의 한 형태로 인정해 주는 제3섹터(social sector)에서 일하고자 하는 수백만의 실업자와 빈민에게 사회적 임금을 지급합으로써 발생되는 문제를 최소화할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현체제 내에서 노동중독이나 왜곳된 노동편중을 바꿔 나아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에 교수와 운전사가 같은 월급을 받는 노르웨이와 달리 육체 노동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낮게 책정하는 등의 왜곡된 시각도 바뀌어야 할 것이며 각종 조세 제도도 확충돼야 한다.

대전과 인천, 서울 송파구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레츠(LETS, Local Exchange Trading System)는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품앗이 형태의 스터디 그룹이나 벼룩시장, 아기돌보기 등과 같이 특화된 영역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노동의 교환 체제인 레츠는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해 준다.

인간은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노동으로 인한 거대한 물결과 부대껴 왔다.

그리고 지금 다시 정보혁명을 맞아 노동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핑크빛 미래는 꿈꾸기만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유토피아는 이를 준비하는 자에게만 주어질 것이므로 현자들의 지적을 명심하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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