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9일일자 미국 뉴욕타임즈지는 "냉전 이후 자본주의가 지배적 담론으로 등장한 데 대한 반발이자 제3의 길로 아나키즘이 부활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는 아나키즘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반하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해가고 있음을 입증한다.

반면 일제에 의해 무정부주의로 오역된 한국의 아나키즘은 "국가를 부정하고 법의 지배를 거부하는 아주 위험한 사상"으로 낙인찍혀 영화 속 의열단이 추구했던 이상쯤으로 치부되곤 한다.

그러나 세바스티엥 포르가 "권위를 부정하고 그것과 싸우는 자는 누구나 아나키스트다.

"라고 말했듯 아나키즘은 그런 편견으로 바라보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오늘날 아나키즘에의 관심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로서가 아니라 아나키즘적 사유의 틀과 삶의양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나키즘은 방종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바탕으로 한 연대를 지향하고 있어 대중에 쉽게 전파된다.

게다가 인터넷을 통해 중앙집중적 거대권력이 급속하게 분산되고 있는 지금 아나키즘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요즘 젊은 아나키스트들은 인터넷으로 국경과 민족을 초월한 공동체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그 관심분야도 시민운동, 환경, 여성 등으로 매우 전방위적이다.

반세계화 시위 참여자들의 사상, 신세대 속 문화 해석 코드 등에서조차 이제 아나키즘은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권력집단에 반대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의료대란시 의협홈페이지를 해킹한 이들도 나름의 아나키스트인 것이다.

동국대 구승회 교수(윤리학 전공)는 "젊은이들은 아나키즘에서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대신하는 사상을 찾고자 하지만 사상이 뿌리내리기 힘든 한국에서는 아나키즘이 반문화로 자리잡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적 흐름으로 주목받는 아나키즘은 일상 속을 무섭게 파고들어 뿌리내리고 있다.

부지불식간 당신도 이미 아나키스트이지는 않은가? 정보희 기자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