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가족이란 이름아래 그보다 더 큰 사랑을 하고 있는 가족이 있다.

지난 2002년 태어난지 2개월된 예정이(3세)를 입양한 조동규(41세)·김예숙(37세)씨 부부. 엄마를 꼭 닮은 예정이의 모습에 “아이는 살다보면 부모를 닮는대요”라며 활짝 웃는 김예숙씨와 엄마 곁을 떠나지 않는 장난꾸러기 예정이를 만났다.

­입양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불임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다지 아이가 간절하지는 않았다.

결혼 9년째 되던 해 유난히 입양 관련 TV프로그램이 많아 관심을 갖게됐고 부모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돼주고 싶었다.

개방적인 부모님과 형제들도 모두 예정이의 입양을 환영했다.

­우리나라는 입양을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양을 공개한 이유가 궁금하다.

=외국은 공개입양이 일반적인 반면 우리나라는 입양에 대한 편견이 많아 입양 사실을 밝히기 어렵다.

하지만 공개입양이 어렵다고 해서 자꾸 숨긴다면 입양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바꿀 기회를 얻지 못한다.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은 마음에 공개하기로 결심했다.

­입양을 통해 달라진 점은. =가족에 대한 개념의 폭이 넓어졌고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바뀌었다.

자기가 낳은 자식은 소유하려는 마음이 생기기 쉬운데 입양은 혈연관계로부터 자유로워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다.

­입양에 대해 이화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국은 입양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입양학이 있고 버려진 아동에 대한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많은 수의 미혼모들이 혼자 감당해야 할 책임과 부담이 크다.

스스로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을 갖고 공개입양을 더이상 낯설지 않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유리혜미 기자 wind­bell7@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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