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은 이번 탄핵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16일(화) 우리 학교 시사웹진 DEW는 ‘대통령 탄핵 대학생 토론회’를 열었다.

각 대학에서 모인 10명의 학생들은 탄핵 관련 쟁점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벌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70% 이상의 국민이 탄핵을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탄핵안을 통과시킨 국회를 비판했다.

탄핵에 반대하는 패널로 참석한 고려대 김인한(경제·3)씨는 처음 탄핵안 가결 소식을 들었을 때 “화가 났다”며 “국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국민 여론에 반하는 탄핵안을 통과시킨 것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균열을 만든 것이다”고 주장했다.

▲탄핵 사태의 원인과 책임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번 탄핵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야당이 대통령을 탄핵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양대 이용준(독문·1)씨는 “불법자금을 받은 국회의원 수가 가장 많은 한나라당·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대 박희영(기계항공·4)씨도 “야당은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탄핵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해서 중립을 지킬 것을 요청한 것일 뿐이다”며 “야당이 대통령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뒤집어 씌워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탄핵에 찬성한다는 우리 학교 이주연(언론정보·4)씨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대통령 직에 걸맞지 않는 언행으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스스로 재신임 문제를 거론하고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가는 것은 책임감 없는 태도”라며 국민과 법 앞에 심판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의 탄핵 관련 보도 학생들은 언론의 탄핵 관련 보도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주연씨는 “TV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탄핵에 찬성하는 소수는 침묵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학생들은 시청자가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주는 언론의 역할에 비춰봤을 때 언론이 탄핵을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탄핵 사태가 왜 발생했고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짚어주지 않은 채 탄핵 반대 분신 시도 장면을 보여주는 등 선정적인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의 역할 학생들은 이번 기회에 대학생들이 정치 참여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학교 이은혜(광고홍보·3)씨는 “기성세대는 학연이나 지연에 얽매여 있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학연과 지연으로부터 자유롭고 자기 표현에 있어서도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김보영(언론정보·2)씨도 “대학생은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지적인 사유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며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촉구했다.

한편 김인한씨는 “이번 총선에서 대학생들이 부정부패의 기존 정치판을 청산하고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탄핵안 가결 이후 시대흐름에 반해 민주주의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15 총선이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지금, 대학생들이 어지러운 정국을 극복하고 새 정치의 주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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